전통 재래시장이 살아야 서민경제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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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재래시장이 살아야 서민경제도 산다
서민경제 살리기 프로젝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1.01.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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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재래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평범한 서민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담겨 있는 삶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시장의 모습은 사라지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최근 발생한 한파와 구제역 때문에 더 큰 어려움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이번호에는 설 대목을 앞두고 손님 맞을 준비가 한창인 평택 안중시장(1·6일장)을 방문하여 그곳 상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재래시장의 쇠퇴

1998년 IMF 외환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발생한 2008년 미국發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악화시켰다. 정부의 대비책으로 경기 회복 지수는 오름세를 나타낸다고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아직도 더디기만 하다.
보통 서민경제의 흐름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전통 재래시장은 예전의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이 침체되어 있다. 물가상승과 더불어 대형마트를 선택하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발생한 구제역이 물품 공급에 차질을 가져와 시장 경제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안중 재래시장에서는 지금…

이례 없는 혹한으로 한강은 물론 바다까지 꽁꽁 얼어붙은 지난 16일(일), 취재팀은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안중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15년 전부터 지역 주민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조성된 안중시장(회원 98명)은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공수된 각종 농·수·축산물들이 가지런히 배열되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하 17도의 기록적인 한파에도 불구하고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은 목도리 속에서 눈만 내민 채 종종걸음으로 다니거나, 보기만 해도 따뜻한 어묵 국물을 마시며 잠시나마 추위를 녹이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삶의 터전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노부부가 밀가루 반죽을 펄펄 끓는 기름에 부지런히 튀기며 먹음직한 도넛을 만들고 있었다.
이날 남편과 함께 장을 보러 나온 박현진(33세, 女) 씨는 “마트보다 훨씬 저렴한데다 산지에서 직접 출하한 물건이 많아 신선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향의 푸근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며 이번 설도 재래시장에서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도적 뒷받침과 국민적 관심 필요

각종 곡류를 팔고 있는 김운식(49세, 男) 씨는 “요즘 경기도 어려운데 한파와 폭설, 구제역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발길이 더 뜸해졌다. 하지만 다가오는 설 대목에는 시장이 활성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정겨운 장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점점 쇠퇴하며 사라지고 있는 재래시장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안중시장 상인연합회 이해근 총무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격을 하향 조정하고, 경로잔치·불우이웃돕기·초등학교 급식지원 등의 자체적 지역봉사활동을 통해 시장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주차장 등의 편의 시설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제진흥원에서도 대형마트의 편리함을 좇아 떠난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전국 가맹시장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을 발행했지만,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대대적인 마케팅 물량공세에 밀려 실질적인 재래시장 활성화에는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민·중산층이 두터워야 한다. 서민경제를 그대로 반영하는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국민적 관심과 함께 정부 차원의 현실적·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한 때이다.

정민승 기자 mins8003@good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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