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태 보도 행태, 이대로 좋은가!
상태바
연평도 사태 보도 행태, 이대로 좋은가!
[특별기고] 정애리(언론학 박사) 중앙대학교 객원교수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0.12.10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전 협정 이후 가장 큰 북한의 무력 공격인 연평도 포격이 있은 지 3주째가 되었다. 여전히 긴장은 가시지 않았고 아직도 국민들은 불안하다. 북한의 명백한 도발에 대한 국민의 공분은 당연하며 언론에서 이를 반영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언론이 그동안 격앙되고 흥분한 논조로 균형을 잃은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근거없는 보도… 불안만 가중시켜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11월 23일 첫 보도를 시작으로 국내 방송사 및 주요 신문들은 특별취재단을 구성해 사건을 집중 보도해 왔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보도에는 포격영상의 반복과 파괴된 연평도의 사진이 가득하고 사태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 재발 방지나 평화적 해결방안에 대한 분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심지어 금세 전쟁이라도 일어날 듯한 호전적 어조의 기사들만 난무했다.
특히 추측성 보도는 국민의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켰다. 단적인 예로 북한이 포격에 사용했다는 ‘열압력탄’ 관련 보도를 보면, 국방부 장관이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24일 주요 일간지는 북한이 대규모 인명살상용인 열압력탄을 사용해 피해가 컸다는 내용으로 지면을 가득 채웠다.
결국 28일 국방부는 “열압력탄이 아니라 고폭탄을 강화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확한 분석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보도부터 하고 보는 성급한 태도는 균형감각을 잃은 언론의 모습 그 자체였다. 이외에도 북한 타격을 가상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가 하면, 우리 전투력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식의 남북 관계 격화 흐름에 편승한 추측성 기사들이 계속 보도되었다.
이러한 추정보도는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훼손시킨 것이며, 긴장관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언론이 사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는 소홀하고 북한의 도발에 무조건 응징해야 한다며 선정적 보도 방식을 취한 것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군사기밀의 노출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 

또한 연평도 사태 관련 보도에서 군사기밀의 무분별한 노출은 오히려 국가 안보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실제로 언론들은 연평도에 군사장비 배치 상황을 생중계 하듯 공개하고, 심지어는 위장 무기의 위치까지 신문에 그대로 노출하였다.
특히 서해 5도의 병력과 무기체계를 공개하고 남북의 전력을 상세히 비교하는가 하면, 군부대 피해상황까지 즉각 공개하는 등 군사보안을 감안하지 않은 채 보도만을 우선하는 행태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언론이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실정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지금 국민은 알맹이 없는 보도와 가상의 시나리오를 확대하는 보도에 지쳐있다. 사태 발발도 20일이 지난 만큼, 언론은 차분히 이 사태를 접근하고 이번 도발이 어떤 결과를 갖는지, 향후 추가 도발 가능성 및 대응책 등에 대해 길잡이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이제 우리의 언론들은 감정에 치우친 보도를 자제하고 국민과 국익을 위해 균형감각을 되찾아야만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