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만 돌을 던질 수는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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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만 돌을 던질 수는 없는 일이죠”
[특별기고] 김 실(인천광역시 교육위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0.03.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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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졸업식 풍경

매년 2월이 되면 전국의 초·중·고교뿐 아니라 대학교까지 졸업식과 입학식으로 분주한 한 달을 보낸다. 1960~70년대의 소박한 ‘자장면’ 문화부터 1980년대의 ‘꽃다발’ 문화까지 졸업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풍경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계란 던지기, 밀가루 뿌리기, 교복 찢기 등의 졸업식 뒤풀이가 행해지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중학생 졸업식 알몸 뒤풀이’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어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일명 ‘졸업빵’이라고 불리는 이런 행태는 일부 특정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現 교육의 문제점과 학원 폭력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자제력과 사고력 부족에 기인

졸업식 뒤풀이는 잠시나마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3년 동안의 추억을 되새긴다는 의미가 있다. 학생들은 나름대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라며 ‘알몸 뒤풀이’를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이번 일을 사춘기에 흔히 벌어지는 단순한 장난으로 넘길 수는 없다. 문제의 동영상 속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은 졸업식 뒤풀이의 전통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한 시기의 아이들은 발달된 문명 속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자라 욕구는 점점 커지는 반면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자제력은 부족하다. 또한 깊이 사고하는 능력도 결여되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학생들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마음의 힘 키워야

청소년 교육은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른들의 잘못된 노출 문화가 더 이상 학생들에게 전가되지 않아야 하며, 모방적인 사회 범죄가 퍼지지 않도록 학교 중심의 종합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사춘기 시절의 심리 변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의 끼와 재능을 건전하게 발휘할 수 있는 졸업식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마음을 강하게 하고 꿈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작은 변화에도 지속적인 인내와 관심을 가진다면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자연스러운 마음의 대화도 가능할 것이다.
이번 ‘졸업식 동영상’ 문제를 형식적 또는 처벌 위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접근, 어른들 모두 책임 의식을 가지고 풀어 나가야 한다. 졸업과 동시에 새로운 출발을 앞둔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여 건전한 학교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부모, 학교 그리고 정부 모두 마음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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