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X-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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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X-mas?
글로발 생생 Report 필리핀 남경현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09.12.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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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속에 있지만 유럽을 닮은 나라, 문득 여기는 아시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나라, 그곳이 필리핀이다. 무려 7,107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한 가톨릭 국가이다. 고유어인 타갈로그(Tagalog)어와 제2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한다.
수백 년에 걸친 스페인의 통치 후 미국의 점령으로 건축물은 스페인 양식을, 각종 법규는 미국식을 따르고 있다. 좋은 기후와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극심한 부정부패로 국민경제는 제자리걸음이며, 이에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도 상당히 깊다. 실제로 빈부격차가 심해 국민의 대다수(약 80%)가 빈곤층이다.
그러나 필자가 현지에서 느낀 것은 비록 어려운 삶 속에서도 그들의 입가엔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려운 상황을 가벼운 농담으로 넘길 수 있는 재치와 너그러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크리스마스는 국가적인 대축제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일찍 9월부터 4개월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데, 그만큼 필리핀 사람들의 마음에 크리스마스가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곳곳에서 캐럴이 흘러나오고 큰 빌딩, 가로수, 울타리는 물론이고 집집마다 아기자기한 장식으로 꾸며진다. 그리고 대형마트마다 갖가지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열고 사람들은 부푼 마음으로 거리로 몰려나온다.
일 년 내내 여름 날씨인 필리핀에선 크리스마스를 무더위 속에서 맞이한다. 보통 ‘크리스마스’ 하면 새하얀 눈과 두툼한 목도리를 두른 눈사람을 생각하지만, 필리핀엔 새하얀 눈 대신에 햇살이 가득한 크리스마스인 것이다. 그래서 산타 모자에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요즘, 필리핀 사람들은 저마다 소망을 가지고 성당에 나가 기도를 드린다. 생활고에 시달리고 미래에 대한 막연함으로 불안해하는 그들이기에 더욱 하나님을 찾고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잘못된 믿음에 사로잡혀 복음 앞에서 등을 돌리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지만, 하나님이 필리핀을 바꾸고 그들에게 말씀으로 영생을 불어넣어 주실 것을 믿기에 소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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