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바할라 나’(Bahala 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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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바할라 나’(Bahala na)
독자기고/ 조기천 선교사 (필리핀 앙헬레스교회)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09.05.14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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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7천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섬나라로 16세기 마젤란의 발견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특히 구리, 크롬, 금 등 천연광물이 풍부해 세계적인 자원대국으로유명하다. 또한 미국의 식민지 지배로 영어를 구사하는 실력이 상당히 우수하며 교육열도 대단하다. 하지만 지금 필리핀의 1인당 국민소득은 고작 1000달러 수준으로 전락해 아시아 최빈국 대열에 속해 있다. 필리핀에 사는 나로서는 의문이 아닐 수 없었다.
한번은 필리핀 사람의 집에 초대받아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았다. 식사 후 콜라를 마시고 있는데 5살 정도 되는 그 집 아들이 콜라를 달라고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모가 몇 번 안 된다고 하더니 결국 “바할라 나!(Bahala na: 될 대로 되라. 너 알아서 해)”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콜라를 주었다.
그 후 심심치 않게 ‘바할라 나’를 들었고 그것이 필리핀 사람들의 기본 정신구조임을 알게 되었다. 수백 년간 식민지 생활을 하면서 희망이 없기 때문에 배운 처세술일지도 모른다.
필리핀 사람들은 대부분 찢어지게 가난하면서도 아시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고 나온다. 그들의 얼굴에는 늘 웃음이 담겨 있지만, 사실 필리핀 사람들을 만나 보면 마음 깊은 곳에는 절망과 분노가 있다. 그러나 소망이 없기 때문에 형편과 타협하면서 현실에 안주해 사는 것이다. “바할라 나”처럼...
처음에 나는 웃고 있는 그들이 좋았다. 하지만 그 웃음 속에 담겨 있는 두려움과 고통을 미처 알지 못했다. 이제 필리핀에도 그들의 마음을 치료할 복음이 전해져 필리핀 사람들의 마음 중심에서 진정한 웃음이 나타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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