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를 만난 쉬파리
상태바
천리마를 만난 쉬파리
전문인칼럼/ 조현주 (주)TORO 대표이사, (주)디자인하우스 자문위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09.04.28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날 쉬파리가 말꼬리에 앉아 큰일을 보고 있었다. 때마침 말이 달리기 시작했고 쉬파리는 그냥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참 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이 살던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 아니었다.
그제야 쉬파리는 깨닫는다. 천리마 꼬리에 앉은 일 하나로 자신의 세상이 바뀌었음을…. 우리는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남의 도움으로 쉽게 이룰 때를 두고 분미지사(糞尾之事, 꼬리에서 똥누기)라고 말한다.
핸드폰이나 가구 디자인은 물론, 도시까지 통째로 디자인하려는 지금 시대에, 문득 이 단어가 떠오른 것은 왜일까?
디자인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며, 상대방을 위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일련의 작업과정을 뜻한다. 즉 현실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혁신의 과정(the process of innovation)을 아우르는 말이다.
뛰어난 디자이너는 문제를 직시하고 그 안에서 상대의 마음을 끄집어낼 줄 안다. 그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그대로 만들어주는 일에 머물지 않고 무엇인가를 보태서 디자인 한다. 상대는 완성된 그것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늘 원해왔던 것이 무엇임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뛰어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요건들은 무엇일까? 학문적인 폭, 문화적인 깊이, 커뮤니케이션 능력, 경청하려는 자세, 넓은 안목, 겸손한 배려, 끊임없는 열정, 유머감각 등등···.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단번에 얻어내는 방법이 있다. 쉬파리가 천리마 꼬리에 우연히 앉았던 것처럼, 마음에서 주님을 만나기만 하면 새로운 디자인이 절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