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년 전 찬란한 문화유산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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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 전 찬란한 문화유산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위용
줌인 원시 고래잡이 등을 표현한 암각화 세계적인 가치 지닌 문화유적으로 평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7.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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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전경 사진제공/ 울산 암각화박물관

코로나19가 재유행되면서 차분하게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특별한 역사문화 여행지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통해 선사시대 우리 조상들의 삶과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해 본다.

자연경관과 암각화가 어우러진 문화유적지 

울산의 명승지인 울주군 반구대 계곡에는 신석기시대부터 제작된 바위그림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와 울주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가 있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는 7천년 전 선사시대 고래사냥 모습이 표현된 가장 오래된 유산 가운데 하나이다. 
최근 기자는 반구대 암각화를 보기 위해 울산 암각화박물관을 다녀왔다. 박물관에서 반구대 암각화로 가는 산책로 길목에는 경주 최씨 문중 정각인 집청정과 정몽주, 이언적, 정구 선생의 위패를 모신 반구서원이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이어 빽빽한 대나무 숲길을 통과하자 울산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대곡리 공룡발자국 화석과 함께 확 트인 습지가 나왔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보며 대곡천 하류로 향하다 보면 반구대 암각화가 새겨진 절벽을 만날 수 있다.  이날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로 온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대곡천 너머 절벽의 거리가 생각보다 멀어서 육안으로 보기 쉽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암각화를 유심히 관찰했다. 한 관광객은 “뚜렷이 보이지는 않지만 망원경으로 고래와 사슴 형체의 그림이 보였다. 이렇게 큰 절벽의 바위에 그림을 그려놓았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위에서 본 울산 암각화박물관 | 박물관 전시실 내부에 있는 암각화 모형
울산 암각화박물관 김경진 관장

선사시대 고래사냥의 전 과정을 자세히 묘사

반구대 암각화는 너비 약 8m, 높이 약 4m의 평탄한 바위에 신석기시대 포경 어로의 모습과 생활상, 바다와 육지 동물인 다양한 고래 종류와 산짐승들의 모습이 촘촘히 그려져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암각화에 그려진 그림은 박물관에서 실물을 재현한 축소모형을 통해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암각화에는 머리가 뭉툭한 모양의 향고래, 새끼를 업고 있는 귀신고래 외에도 혹등고래, 긴수염고래 등 300여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울산 암각화박물관 김경진(42) 관장은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발견된 이후 그림이 가지는 의미와 당시 사람들의 삶에 대해 다방면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암각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고래사냥을 위한 도구제작 기술뿐만 아니라 사냥 기술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래사냥은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하기 때문에 공동체의 협업과 분업은 필수다. 뒤집어진 고래에 선이 그어져 있는 그림은 공정한 분배가 사회질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고래분배를 위한 해체선으로 이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선사시대 고래 그림이 그려진 대표적인 것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노르웨이 알타의 암각화가 있지만 고래사냥의 모든 과정이 표현되어 있지는 않다. 김 관장은 “반구대 암각화는 다양한 고래를 크기와 종류별로 그려놓았고, 탐색-사냥-이양-해체 등 당시 수렵·채집·경제활동의 전 과정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어느 암각화와도 비교할 수 없는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인정받는다”고 전했다.  

한 관광객이 망원경을 통해 암각화를 살펴보고 있다

수몰방지 등 보존대책 마련 필요

반구대 암각화는 현존하는 동아시아 문화유산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평가를 받으며 작년 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 대상에 선정됐고 오는 2025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반구대 암각화는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으로 인해 태풍 또는 집중호우 시 수중 침수와 노출을 반복하고 있다. 만수 시 60m까지 수위가 올라 52m 높이부터 새겨진 암각화가 매년 몇 개월씩 반복적인 침수로 갈수록 훼손이 심각해지는 상태다. 이에 지난 20여년간 정부와 각 지자체, 시민·농민대표, 전문가들은 암각화 수몰방지 대책을 놓고 고민해왔다. 수문 설치를 통해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반해 식수부족을 이유로 식수원인 사연댐을 대신할 물 확보대책이 필요하다며 공방을 거듭했다. 울산시는 사연댐에 수문 3개를 설치해 물을 빼내는 방법을 최적의 방안으로 제시했고 곧 이 사업이 추진될 계획이다. 
김경진 관장은 “7천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의 문화유산이 다음 세대에 이어지도록 우리 모두 이를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래서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 문화유산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며 “무엇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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