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등학생인 딸이 살면서 쓰지도 않을 수학을 왜 배워야 하냐고 심각하게 질문을 했다. 그래서 딸에게 수학을 통해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키워진 사고의 근육은 다른 일을 할 때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실제로 그렇다. 필자는 회사 법무팀에서 주로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면서 생겨난 법적 선례가 없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적분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응용문제를 풀기 위해 충분히 숙지된 기본 공식과 원리를 바탕으로 다른 각도로 문제에 접근해보는 수학적 사고 방식은 복잡한 법률 문제를 푸는데 그대로 적용된다.
필자는 법학 공부를 한국과 미국 두 곳에서 했는데 흥미롭게도 학교에 입학하던 첫날, 각 학교의 학장님께서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은 법적 지식이 아니라 법적 사고력(Legal Mind)이라는 동일한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이 난다. 
요즘은 스크린 시대가 되면서 즉흥적 감각들은 발달해가는 반면 깊게 사고할 수 있는 사고력은 점차 퇴보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이 지식이나 기술보다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사고력을 갖추게 되길 당부하고 싶다.
이소미 변호사/ 美 지멘스인더스트리소프트웨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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