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이어지는 제주 해녀의 명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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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이어지는 제주 해녀의 명맥
Goodnews BUSAN 919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7.0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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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하는 해녀의 모습 (사진: 부산일보 캡쳐)

제주 해녀, 부산에서 육지 해녀 활동을 시작

‘해녀’ 하면 보통 제주도가 떠오르지만, 부산에도 해녀가 있다. 일명 ‘육지 해녀’라 불리는 이들은 80~90년대 제주 해녀들이 처음 출향(出鄕)해 영도와 기장에 정착하며 지금까지 대를 이어오고 있다. 제주 해녀들은 1887년 처음 섬 밖으로 진출해 영도구에 터를 잡아 1세대 육지 해녀로 정착했다. 
영도 중리 해녀촌의 김영호(83) 씨는 “중리에는 20명 정도뿐이지만 영도에서 물질하는 해녀는 200명 가까이 된다”고 설명하며 “그래도 다 할머니들이지”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다. 기장 2세대 해녀인 김정자(73) 씨는 “제주는 우리 부산 해녀들의 고향”이라며 “지금도 제주와 부산 해녀들이 가끔 서로의 바다를 찾아 물질하며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784명으로 파악되는 부산 해녀 중 60대 미만은 20명에 불과하다.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해녀 수 또한 점차 줄어드는 상황은 이제 부산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영도 해녀 김영호 씨

독특한 지역 문화유산으로 보전 필요

지난주 기자는 영도 해녀촌에서 막 물질을 마치고 올라와 바닷물에 젖은 잠수복을 널고 있던 김영호 할머니를 만났다. “제주도에서는 애들이 학교 다녀오면 할 일이 없으니 바닷가에서 수영질 하다가 해녀가 됐다”는 그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1966년도에 부산으로 이사를 왔다. 김 할머니는 “남편이 배를 탔기 때문에 혼자 물질하며 가정 돌보느라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물질하면서 
1남 4녀 자식들을 다 잘 키웠다. 그게 가장 보람된 일”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갓 잡아 온 해산물을 먹는 손님들을 보던 그는 “요즘에는 4~5시간 물질을 하지만 겨울같이 추우면 3시간밖에 바다에 못 있는다”며 “물질한 해산물을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이야기했다. 가족 부양을 위해 맨몸으로 바닷속에 뛰어들며 살아온 부산 해녀들의 이야기는 역사이며 문화유산이다. 부산 해녀의 문화 전승은 ‘해녀 학교’ 등을 운영하는 제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해 보인다. 해녀라는 독특한 문화가 전승되기 위해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부산/ 김지원 기자 busa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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