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가죽 신발 10년 이상 신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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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가죽 신발 10년 이상 신을 수 있어요 
핫이슈 국내 최초로 출시한 선인장 가죽 신발, 뛰어난 내구성과 신축성으로 인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6.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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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선인장 가죽 신발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데다 기능성도 우수해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자동차업계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식물성 가죽의 개발 상황과 특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멕시코 노팔 선인장으로 만든 가죽
 
친환경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가죽산업에도 친환경과 가치소비를 향한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식물을 원료로 한 가죽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파인애플 줄기 섬유질로 만든 ‘피나텍스’를 비롯해 와인 제조 후 버려지는 포도껍질로 만든 ‘와인레더’, 버섯 뿌리의 균사체를 이용한 가죽 ‘마일로’ 그리고 한지가죽 ‘하운지’ 등이 패션업계와 자동차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식물성 가죽이다. 
 국내 최초 선인장 가죽으로 신발을 제작하는 위키드러버의 임가영(40) 대표는 “선인장 가죽은 멕시코 뜨거운 사막에서 관개시설 없이 자란 노팔(Nopal) 선인장을 원료로 한다. 다 자란 이파리를 잘라 햇볕에 3일간 말린 후 분쇄해 얻은 단백질 분말을 잘 짜인 원단에 입히면 내구성과 통기성 좋은 가죽이 생산된다”며 “선인장은 섬유질이 풍부해 가죽이 잘 찢어지지 않아 이 가죽으로 만든 제품은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탄성력과 복원력도 좋아 매일 신어도 주름 걱정이 없다. 동물가죽은 물이나 오일에 취약해 장마철에 신었다가 훼손되는 경우도 많은데 선인장 가죽은 생활방수는 물론 오염에도 강해 부담 없이 신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키드러버 임가영 | 대표 멕시코 사막에서 자라는 노팔 선인장 | 출처/ 데세르토 인스타그램

동물가죽 제작에는 동물학대와 환경오염 수반

건축가로서 7년간 호주와 덴마크에서 활동했던 임가영 대표는 2014년 여성수제화 브랜드를 출시한 이후 줄곧 보그, 엘르, 마리끌레르 등 여러 패션 잡지에 소개되었다. 2018년엔 호주에서 ‘10명의 아시아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던 그가 선인장 가죽 신발을 출시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임 대표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내겐 무척 소모적이었다.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한 콜렉션이 6개월 후엔 재고가 된다. 지난 시즌 제품은 버리고 다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소비를 조장하는 일련의 활동이 과연 가치있고 만족스러운 삶인가 고민이 많았다”며 “더욱이 신발 디자이너로서 동물가죽을 직접 만지고 다뤄오는 동안 가죽을 채취하면서 행해지는 끔찍한 동물학대와 가죽 제작 공정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환경오염, 그리고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 등 다양한 문제들과 직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죽을 얻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비윤리적 행태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뱀과 악어는 가죽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산채로 가죽을 벗기고 고가(高價)의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을 얻기 위해 생후 1년 미만의 어린 소를 죽인다. 뿐만 아니라 출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죽의 상처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임신한 어미 소를 죽여 태아 소를 꺼내서 가죽을 벗기기도 한다. 

자동차업계도 주목하는 식물성 가죽 

현재 멕시코 현지 선인장 가죽 업체와의 협업으로 신발과 가방을 제작하는 임가영 대표는 무엇보다도 선인장 가죽은 탄소배출량이 거의 없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원재료임을 강조했다. 제조에서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동물가죽과 인조가죽(PU)에 비해 95%, 71% 적게 탄소를 배출하고 두 소재와 비교해 99% 이상의 물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식물성 가죽의 내구성과 기능성이 동물가죽에 뒤지지 않음은 명품 오토모티브 브랜드들이 증명하고 있다. 테슬라를 선두로 BMW는 유칼립투스, 아욱 등에서 추출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볼보는 2030년까지 동물가죽을 퇴출하고 2050년에는 식물성 소재 비율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14%가 가축 사육에 따른 것으로 동물가죽을 줄이면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기업의 책임의식이 높아지고, 수준 높은 의식을 갖추고 가치 있는 선택을 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분위기는 동물가죽 대체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인의 성장과 타인에 대한 기여가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필수요소라고 주장하는 임가영 대표는 향후 목표를 묻는 기자에게 “친환경 제품은 R&D 비용과 적은 수요로 인해 여전히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지속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 우수한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저렴한 홈리빙 제품을 보급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가치소비가 주는 마음의 풍요로움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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