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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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며
특집 호국보훈의 달 특집 - ① 전쟁 후 이어가는 춘천시와 에티오피아의 우정 참전용사들의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 가져야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6.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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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전기념관을 방문한 에티오피아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후손 테오드로스 애쉬나피 씨(앞줄 가운데) 2. 에티오피아 참전기념탑 3. 참전기념관 전경
4. 한국전쟁에 참전한 강뉴부대 5. 최진영 관장 6. 참전기념관 내부 모습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유엔참전국 중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참전한 국가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오늘의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에티오피아의 참전용사를 기리는 춘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을 찾아가 보았다. 

2007년 춘천 공지천 일대에 참전기념관 건립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12시간 이상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지구 반대편의 나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낯선 국가라 느껴질 수 있지만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에티오피아 하일레 셀라시에(1892~1975) 황제는 황실 근위대인 강뉴 부대를 포함해 6천여명의 군인을 파병했고 이들은 춘천과 화천, 철원, 양구 등의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춘천시는 에티오피아군의 희생정신과 공로를 기리는 뜻에서 1968년에 에티오피아 참전기념탑을 건립했고 당시 에티오피아 황제가 기념탑 준공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또한 2007년에는 춘천 시민의 정성이 모아져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이 건립됐다.
지난주 기자는 춘천의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이하 참전기념관,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이디오피아길1)을 방문했다. 공지천 일대에 자리한 참전기념관은 주변의 둘러싸인 산과 함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나들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또한 에티오피아 전통가옥 양식을 본뜬 돔 형식의 참전기념관 모습이 이국적인 풍경을 더했다. 참전기념관에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활약상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사진과 함께 참전 과정을 설명해 놓았고 당시 사용했던 무기와 군복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또한 에티오피아 커피와 관련한 문화와 풍습 등을 소개해 에티오피아 나라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춘천시, 아디스아바바시와 자매결연 등 교류 확대

에티오피아와 춘천시는 전쟁 후에도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참전기념관 최진영(42) 관장은 “춘천에 사는 어르신들 중 당시 에티오피아 황제가 기념탑 제막식에 온 것을 아직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이곳은 춘천 시민들에게 특별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한국의 전후복구를 위해 힘쓰고 귀국했는데 이후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참전용사들이 박해를 받았고 어려운 형편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나 다시 민주화되면서 이들을 향한 우리나라 민간기업과 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작됐다”라고 덧붙였다.
춘천시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시는 2004년 자매결연 체결 이후 한국전쟁 참전을 기념하고자 에티오피아 현지에 참전용사회관을 건립하는 등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갔다. 또한 자매결연 보훈사업으로 중고 컴퓨터와 중고 소방차, 의료장비를 지원했고 후손들을 위해 장학사업을 진행하는 등 인적개발을 위한 지원과 교류도 이뤄지고 있다. 최 관장은 “장학재단에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태권도 사범을 보내는 문화적 교류도 하고 있다. 또 춘천의 한 커피회사 회장은 에티오피아를 100여차례 방문하며 참전용사를 후원하고 커피 수익금으로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전쟁 파병국 에티오피아를 잊지 말아야 

한국을 방문한 대부분 에티오피아인들이 이곳을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참전기념관은 필수 방문 코스 중 하나다. 최진영 관장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부터 그 후손까지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최근 한 에티오피아인이 자신의 할아버지가 강뉴대대 소속이었다며 한국에 놀러왔다가 기념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에 할아버지의 기록이 있을까 해서 찾아온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참전기념관을 찾은 방문객 문태훈(34, 서울) 씨는 “에티오피아에서 많은 군인을 파병한 사실을 잘 몰랐었는데 여기 와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지켜준 매우 고마운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이 전쟁의 상흔을 이겨내고 지금의 경제대국을 이룬 뒷면엔 에티오피아처럼 도와준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 관장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고 해도 많은 국가의 용사들이 함께 싸워 자유와 평화를 지킨 그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역사를 좀 더 친숙한 방법으로 알리고 교육하는 데 힘쓰고 싶다. SNS를 통해서도 소식을 올리고 영어버전을 만들어서 세계인들에게 알려 한국에 오면 찾아오는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을 통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 한번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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