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어렸을 적 아버지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어렵게 살다가 자수성가 하셔서 주변 사람들은 물론 가족에게조차 구두쇠라고 불릴 정도로 돈을 쓰지 않으셨다. 초등학생 때 미술 수업에 쓸 도화지를 사달라고 한 적이 있다. 아버지는 어디서 누런 종이를 가져다가 도화지 크기로 잘라 주셨다. 외아들임에도 항상 엄하고 무섭게 대하시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훗날 아버지가 병원에서 임종을 맞으셨는데 그때 병실에 같이 계셨던 어르신들이 “자네 아버지가 생전에 ‘우리 이쁜 아들이 곧 서울에서 온다’라고 자주 말씀하셨네” 하셨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며 그때서야 아버지의 진짜 마음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외아들이었기에 혹시나 버릇없이 자랄까 봐 일부러 더 엄하게 키우셨던 것이다. 그리고 풍족해진 삶에 낭비하는 습관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며 더욱 아끼는 마음을 길러주신 분이 아버지셨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알지 못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아버지의 마음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때는 아버지의 마음을 몰랐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죄송하고 또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전광현 목사/ 기쁜소식안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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