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강국과 동•서통일을 이룬 독일정치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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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강국과 동•서통일을 이룬 독일정치의 성공비결
기획 새 정부에 바란다-③ 독일기자 안톤 숄츠, 한국을 사랑한 그가 새 정부 출범에 즈음 제언한 내용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5.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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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숄츠 사진/ 박효림 기자

과거 1,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였던 독일은 철저한 반성 이후, 빠른 시간 내에 경제적 부흥과 통일을 이루며 현재 유럽연합(EU)을 주도하는 국가가 되었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 독일의 성공비결과 한국을 향한 바람은 무엇인지 한 독일 언론인을 통해 들어보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했지만 갈등 많은 한국

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는 양극화가 심화된 대한민국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다. 평소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은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통해서 발전한 나라’라고 강조한 만큼 사회 전반에 산적한 문제들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런 가운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적 합의 민주주의와 연립정부 그리고 시장경제를 통해서 빠르게 정치적·경제적 안정을 되찾고 발전해 나간 독일이 주목받고 있다. 
기자는 지난주 한국학을 전공한 독일인 기자 안톤 숄츠(50)를 만나 독일이 어떻게 유럽의 리더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들어보았다. 안톤 숄츠는 현재 독일 공영방송 ARD 프로듀서 겸 프리랜서 기자로서 한국인 아내와 광주광역시에 살며 비즈니스 컨설턴트, 교수, 다큐멘터리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최근『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을 출간해 한국사회와 한국인을 향한 애정어린 비판을 담아낸 그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비교 불가할 정도로 짧은 시간에 경제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변화되는 속도만큼 사람들의 마인드가 쉽게 바뀌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쟁을 겪은 세대와 산업화세대, MZ 세대가 동시대에 살다보니 갈등이 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독일 연방의회 회의 모습  출처/ 독일 연방의회
(하} 출처/ 채널A 캡처

국가의 미래와 국민 행복은 정치에 달려 있어

현재 독일은 세계 최대의 수출국이자 EU의 주도국으로 정치 시스템이 가장 안정된 나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는 70여년간 독일을 통치한 총리 9명의 리더십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까지 16년간 통치했던 메르켈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혔고, 2020년 독일인 대상 ‘가장 존경하는 100인’에 역대 총리 6명이 포함되었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부패에 연루되거나 자녀 혹은 친인척의 비리가 문제된 적이 없다. 2022년 국민 행복지수도 14위를 차지했다. 전임 대통령이 하나같이 불행한 운명을 맞고, 행복지수 59위인 한국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사실상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은 상당 부분 정치에 좌우되므로 독일의 정당 및 선거제도에 대해 궁금한 기자에게 안톤 숄츠는 “독일 연방의회에는 5% 이상 당지지율을 확보해야만 진출할 수 있다. 현재는 6개의 정당이 있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무조건 50% 이상의 표를 받아야 하는데 제1당이나 제2당이 과반 이상 확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집권하고자 하는 당은 50% 이상의 득표를 위해 자기 당과 색깔이 비슷한 소수당과 연정(연립정부)을 구성해야 한다. 그래서 다수당은 언제나 소수당과의 연합을 염두에 두고 소수당은 다수당과의 연합을 기대한다. 이에 국민들은 5~6%만 득표하는 소수당일지라도 연정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큰 관심을 갖고 표를 던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사회민주당(SPD)이 녹색당, 자유민주당(FDP)과 두 달 만에 연정 구성 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일부 국내 정치 전문가들 역시 대결과 승자독식 폐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도 다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 대립과 혼란 해결할 비전 제시해야 

안톤 숄츠는 정치계에서 청년과 여성이 과소평가 되거나 배제되는 부분도 지적했다. 18세가 되면 총리가 될 수 있는 독일과 달리 한국은 40세가 되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 21대 국회 300명 의원의 평균 나이는 54.9세로 20~30대 의원은 4.3%(13명)에 불과했다. 미국(11.5%)과 일본(8.4%)보다 낮다. 
안톤 숄츠는 “청년과 여성에 의해 다양성이 확보된 정치문화가 형성된 독일은 정치인들이 각자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연합을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며 합의점을 찾아간다. 반면 한국은 ‘정계에서 도움을 받으려면 개인적인 철학과 가치관은 포기해야 하나?’ 라는 의문이 들만큼 비슷한 길을 간다. 결과적으로 국민들은 경험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상대당이 싫어서 혹은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선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
새 정부를 향한 바람을 묻자 안톤 숄츠는 먼저, 지난 20여년간 롤러코스터와 같았던 대북정책을 언급하며 보수든 진보든 한 라인을 유지․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익과 사회통합을 위해 현재 존재하는 대립과 혼란을 해결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은 그가 문제를 해결하고 존경할 만한 대통령으로 남을 기회를 주어야 한다. 진정 더 나은 한국사회를 원한다면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함께 도와주어야 한다. 행복한 사회는 대통령부터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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