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세계 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 종주국 위엄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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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세계 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 종주국 위엄 과시 
현장르포 각국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에 관객 탄성 이어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4.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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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을 응원하는 관람객 | 고난도의 동작을 선보이는 미국 선수 사진/ 박효림 기자

제12회 세계 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가 지난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고양시에서 열렸다. 2007년 인천 대회를 마지막으로 15년 만에 태권도의 종주국인 한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62개국, 972명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대규모 국제 스포츠대회였다.

15년만에 한국에서 열린 대회로 주목  

지난 21일 2022 고양 세계 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가 나흘간의 막을 올렸다. ‘고양의 미래를 향해 달리다’를 주제로 열린 개회식에는 조정원 WT(세계태권도연맹) 총재와 대회조직위원장인 이재준 고양시장, 대한태권도협회 양진방 회장 등 태권도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열린 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름답고 살기좋은 평화의 도시, 고양시를 찾은 세계 62개국 태권도 선수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축사를 전하며 대회 시작을 알렸다. 
특히 이번 대회는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 15년만에 열린 세계 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이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큰 규모의 국제 스포츠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별히 이번 대회를 위해 TV조선 미스터트롯 경연대회에 출전해 ‘태권맨’으로 유명세를 떨친 트로트 가수 나태주가 자신이 소속한 태권도 퍼포먼스 혼성 그룹 K타이거즈와 함께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활발한 홍보를 펼쳐왔다. 
겨루기 종목에 비해 다소 생소한 종목인 품새는 상대와 직접 대련하지 않고 ‘가상의 상대’와 겨루는 종목이다. 공격과 방어 동작들을 일정 순서로 배열하여 홀로 경기하며 정확성, 숙련성 및 표현성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크게 정해진 동작을 수행하는 ▷공인품새와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동작을 선보이는 ▷자유품새로 나누어진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총 36개 부문 중 공인품새 4개 종목, 자유품새 3개 종목 등 7개 부문에 출전해 금메달 20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참가국 62개국 중 종합 1위를 했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한국은 1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이어나갔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의 모습<br>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의 모습

세계 각국 선수 다수 참여, 역대 최대 규모 대회

이번 대회는 총 62개국 972명이 출전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만큼 경기가 진행되었던 고양시 킨텍스는 선수들을 향한 열띤 응원으로 뜨거웠다. 선수들이 고난도의 동작을 소화할 때마다 응원과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고, 선수들은 이에 보답하듯 우렁찬 기합과 함께 진지한 자세로 시합에 임했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품새가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던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강완진(23) 선수는 이번 대회에 출전해 공인품새 30세 이하 남자 개인전에서 1위를 했다. 그는 경기 이후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회의 규모에 상관없이 매 대회마다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쌍둥이 선수로 화제를 모으며 공인품새 남자 30세 이상 단체전에 출전해 1위를 거머쥔 지호용, 지호철(32)선수와 노민기(35) 선수는 “외국 선수들의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기량이 전보다 확실히 향상되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이대별 출전 종목이 세분화된 품새 선수권대회의 특성상 다양한 연령대의 외국 선수들이 경기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선수가 출전한 스페인의 라겔기게 산체스 선수는 태권도만의 매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태권도에서 예의를 배울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태권도를 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발전해나가는 나의 모습이 좋다”고 답했다.

겨루기 종목에 비해 관심 적어 아쉽다는 평  

이번 대회에 부모님과 함께 관람을 온 최승민(12, 김포시 운양동) 학생은 “외국 선수들이 태권도를 하는 것을 보니 신기하고 멋있다. 품새에 대해 더 알게 된 것 같다. 곧 시범단에 입단하는데, 내년에는 직접 참가해보고 싶다”며 관람 소감을 밝혔다. 
한편 선수들이 이처럼 멋진 경기를 보여준 것에 비해 관람객들이 적었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일반 관람객들은 드문드문 보였고, 대부분의 관람석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 경기 관계자들로 채워졌다. 기자가 고양에서 만난 태권도계 관계자들은 태권도 품새가 해외에서 각광받는 인기스포츠라는 점은 체감하지만, 국내에서 관심이 적은 것을 아쉬워했다. 전국 다수의 지자체에서 실업팀을 운영하는 겨루기 종목에 비해 품새는 단 서너 군데의 지자체만이 실업팀을 운영할 정도로 대중적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태권도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난 만큼, 우리나라의 국기(國技)인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겨루기 종목과 함께 품새 종목을 향한 관심과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소영 기자 soy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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