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을 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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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을 살립니다”
줌인 국내 최초로 정리수납의 매뉴얼 만든 한국정리수납협회 정경자 회장을 만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4.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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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리수납협회 정경자 회장 사진제공/ 덤인

만물이 소생하는 봄, 봄맞이 대청소를 추가한다면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그러나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해 집이나 사무실 등을 새롭게 정리·정돈을 해 보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쉽게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한국정리수납협회 정경자 회장을 만나 정리의 기본 원칙과 정리의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다.

요즘 현대인들 대부분 정리를 어려워해 

코로나19가 바꾼 영역 중 한 가지는 정리수납에 대한 관심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재택근무, 집콕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정리수납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장롱 서랍을 열면 마구잡이로 채워져 있다 튀어나오는 옷들,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알 수 없는 수많은 반찬통으로 채워진 냉장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다니는 학용품, 집콕 생활이 길어질수록 스트레스 지수도 올라간다. 
기자는 최근 국내 최초 정리수납전문가라는 직업을 개척한 한국정리수납협회 정경자(55) 회장을 만났다. 정 회장은 “정리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을 살리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정리수납을 통해 사람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특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정리를 통해 삶의 의욕과 긍정적인 마음을 되찾는 것을 자주 봤다고 했다. 
정 회장은 2000년 초 캐나다 토론토 지사에서 근무하면서 정리전문가를 처음 접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에 직종별 정리전문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직업이 한국에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평생 정리를 하지만, 10명 중 9명은 정리를 잘 못한다고 말한다. 어떤 일이든 10년 하면 전문가가 되는데 ‘정리’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홈케어사업(베이비시터, 산모도우미 등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사업)을 하며 약 8년 동안 정리에 대한 영역별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유망직종에 ‘정리수납사업’ 선정

정 회장은 “매뉴얼을 만들 때 냉장고부터 정리했다. 매일 정리한 것을 사진으로 찍고 매뉴얼 만드는 일을 반복했다. 정리 전후의 사진을 비교해보니 교육의 방향이 잡혔고, 살림을 한 번도 해 본적 없는 내가 정리를 한다면 다른 사람은 무조건 잘 하겠다는 확신이 섰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막상 매뉴얼은 만들었지만 이것을 가르치고, 배울 사람이 없었다. 당시만 해도 집안 살림을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맡기는 것은 낯선 문화였다. 이에 정 회장은 베이비시터, 산모도우미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 추가로 정리수납 기술을 가르쳤다. 예상대로 정리수납 기술이 병행된 직원들의 서비스는 일반 직원의 서비스보다 고객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이후 방송이나 인터넷에도 정리수납의 개념이 조금씩 소개되면서 각 기관에서 교육 요청이 이어졌고, 드디어 정 회장은 2011년 한국정리수납협회를 설립했고 본격적으로 정리수납 사업체인 ‘덤인’ 운영도 시작했다. 이후 정리수납 사업은 주거복지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며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고용을 창출하는 직업으로 평가되어 고용노동부의 유망직종․신직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리수납전문가들의 콩알봉사단 활동

정리는 삶을 변화시키는 힘

정 회장은 정리수납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편 콩알봉사단이라는 자원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콩알봉사단은 ‘콩 한 쪽도 나눠먹자’라는 의미로 만든 이름인데, 돈이 있다고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는 것을 나누면 그것이 봉사라는 정 회장의 마인드가 녹아있다. 콩알봉사단의 첫째 봉사활동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사는 장애인이나 취약계층의 집을 정리해 주는 것이다. 그밖에 장애인 대상 정리수납 무료교육과 무료급식봉사도 진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10년째 이어지는 콩알봉사단 활동을 통해 많은 분들이 직업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과거 봉사활동 중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아이 셋과 엄마가 사는 집이었는데, 싱크대를 열자마자 수십 마리의 바퀴벌레가 기어 다닐 정도로 열악했다. 봉사단이 청소와 정리를 다 마치자, 아이들이 집에 친구를 데려와도 되느냐고 물어봐 우리 모두 울컥했다”며 감동적인 사연이 자주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기준으로 정리수납 교육 이수자는 15만여명이다. 최근에는 청소년정리지도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초․중․고․대학생들에게 정리교육 등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삼성, LG, SK매직 등 기업들과도 업무협약을 진행 중이다.
정경자 회장은 ‘정리’는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정리의 기본 원칙은 ▲이 물건을 앞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하고,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 ▲주변 이웃에게 나눔하며 ▲물건들이 있어야 할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싱그러운 봄, 정리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업그레이드 한다면 우리의 삶도 같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정리 정보 더보기 URL: www.kapo100.org/ YouTube 업테리어TV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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