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청년들이 성장하는 모습 볼 때 가장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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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청년들이 성장하는 모습 볼 때 가장 행복해요”
3년간 阿 르완다에서 식당 운영하며 현지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 도운 청년 사회적 기업가 화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4.0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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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자미 테이블 엄소희 대표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 따르면 아프리카 청년의 과반 이상이 실업 또는 불완전 고용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한다. 소셜벤처라는 창의적인 해법으로 지구촌에서 가장 기회가 부족한 청년들을 돕고 있는 엄소희(39) 키자미 테이블 대표를 만나보았다.

외식업을 통해 아프리카 청년들의 자립 지원

“대학 졸업 직전에 자원봉사를 하러 인도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인도 불가촉천민들의 삶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언론인을 꿈꾸고 있었기에 평소 국제뉴스를 관심 있게 보곤 했었는데, 직접 마주한 현장의 모습은 그동안 내가 알던 것과 전혀 달랐다. 그때부터 ‘국제 사회문제를 다루는 일을 하고 싶다’,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얼마 전 기자는 개발도상국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소셜벤처 ‘키자미 테이블’을 창업한 엄소희 대표를 만났다. 키자미 테이블은 외식업을 기반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다. 
엄 대표는 “키자미 테이블은 외식업이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현지 청년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키자미(Kijamii)는 스와힐리어(아프리카 동부에서 널리 쓰이는 언어)인데, 우리말로 하면 ‘사회적인’이라는 뜻이다. 
2018년 9월 아프리카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 첫 매장을 연 키자미 테이블은 개업 첫해부터 6000달러(한화 730만원) 정도의 월매출을 기록했고 현지 청년 17명을 고용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엄 대표는 3년간 식당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12월 현지 청년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었다.
 

1.직원 회의 중인 엄소희 대표 2.일과 후 임직원들이 함께 모였다
3.실습에 참여한 르완다 청년들 모습

소셜벤처 선택으로 현지 난제들을 해결 

키자미 테이블은 ‘소셜벤처’다. 소셜벤처(Social Venture)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신생 기업을 뜻한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 소셜벤처의 특징이다.
엄 대표에게 아프리카 청년을 돕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소셜벤처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비영리기관에서 공정무역 관련 업무를 담당했었고 케냐, 카메룬 등의 국가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국제기구와 NGO(비정부기구)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개발도상국은 청년 일자리도 부족할뿐더러 그들의 취업과 창업을 도와줄 제도도 미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소셜벤처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엄소희 대표에게 지난 3년간 르완다에서 식당을 경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 물었다. 엄 대표는 “현지 직원들에게 급여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대학 등록금으로 사용하는 이도 있었고, 자기 사업을 시작한 청년들도 있었다. 한번은 어느 직원이 송아지를 샀다고 대답하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송아지를 키워 소가 되면 우유를 만들어 배고픈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하더라. 그리고 소를 한마리씩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키자미 테이블을 만나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청년들을 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던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키자미 테이블의 다음 목표는?

엄 대표는 키자미 테이블의 경영권을 현지 청년들에게 넘기긴 했지만, 경영 관련 조언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더 많은 청년들을 돕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엄 대표는 “르완다 청년들이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그리고 아프리카는 아직 농업이 산업의 중심인 나라가 많다. 그래서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도 기획 중”이라며 앞으로의 꿈을 말했
다. 그 첫 단계로 얼마 전부터 키자미 테이블은 르완다에서 만든 과일 잼을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근 엄 대표처럼 소셜벤처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도전을 주저하거나 창업 후 중도 하차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엄 대표에게 자신과 비슷한 꿈을 가진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녀는 “먼저 내가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이에 대한 답이 명확하지 않을 때 망설이거나 방향을 잃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소셜벤처는 비영리단체와는 달리 선한 의지만으로 경영할 수 없다. 비즈니스가 성립될 수 있는 일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잘 정립하고 시작하면 분명히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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