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간혹 통신 요금이나 건강보험, 홈쇼핑 등에서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 콜센터에 전화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궁금증을 콜센터 상담원이 해결해주는 과정에서 고객이 개인 감정으로 상담원에게 화풀이하는 사례를 뉴스에서 종종 접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노동으로 질병을 얻은 환자들을 접하면서 그 원인을 파악하고자 콜센터 종사자들에 대한 실상을 알아보기 시작했다.『사람입니다, 고객님』(저자 김관욱, 창비, 388p)은 저자가 콜센터 상담원들을 취재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지 담고 있다.
한 상담원은 진상 고객과 마주하며 느끼는 모욕감, 화장실 한번 제대로 갈 수 없을 정도로 밀려오는 전화에 하루하루 지쳐간다며 업무상의 곤란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이러한 업무 환경이 콜센터 종사자들의 정신과 신체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호흡기 질환과 돌발성 난청, 우울감 등 콜센터 업무는 개인에게 여러 질병을 몰고 온다며 이들이 겪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물론 콜센터 종사자들을 위한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법이 사실상 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지적하며, 고용주와 개인이 콜센터 종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의 마음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백지혜 기자 jh0820@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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