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번의 올림픽 이채원 선수의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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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번의 올림픽 이채원 선수의 아름다운 도전
크로스컨트리 종목의 국가대표 이채원 선수 메달보다 값진 완주 성과 이뤄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3.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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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이채원 선수

지난달 막을 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과 이어진 동계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뜨거운 열전을 벌였다. 비록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크로스컨트리 이채원 선수의 도전은 메달 획득 이상의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동·하계 올림픽 사상 최다 출전 기록 보유

지난 2월 20일, 전 세계 91개 나라에서 온 29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열전을 벌인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4년간 준비해온 선수들의 노력과 투혼은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인기 종목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메달보다 값진 스포츠 정신의 참 모습을 남겼다. 
여섯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이채원(41·평창군청) 선수. 그는 2014 소치올림픽에서 30㎞ 프리 33위에 오르며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거뒀고 이후 2018 평창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를 은퇴했다. 하지만 지난해 현역 복귀를 선언하며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나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기록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스키 여자 크로스컨트리 15㎞ 스키애슬론과 10㎞ 클래식에서 완주에 성공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았던 그는 한국 스포츠 역사상 동·하계 통틀어 올림픽 최다 출전 타이기록(6회)을 세우기도 했다.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 서있는 이채원 선수 | 베이징올림픽 경기 중 모습

“응원해준 가족들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최근 기자는 베이징에서 돌아오자마자 휴식할 틈도 없이 전국동계체전 출전을 마친 이채원 선수를 평창에서 만났다. 이 선수는 “코로나 속에서 치러져서 그런지 다른 때에 비하면 관중석도 허전하고 휑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라고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베이징에서 이채원 선수는 여느 때보다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제대로 된 몸 상태로 경기를 뛰어도 쉽지 않은데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감기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링거까지 맞았지만 회복이 되지 않았다. 경기장이 해발이 높고 100% 인공눈이다 보니 눈이 녹지 말라고 약품을 뿌려놓아서 스키가 잘 안 나가는 등 체력소모가 심했다. 연습 때보다 못해서 ‘내가 뭐하고 있지?’ 하며 사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라고 당시 어려웠던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어 “그래도 어떻게 나온 올림픽인데 하며 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끝까지 완주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체력적 부담이 큰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 40세가 넘은 나이에 올림픽을 출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선수는 “감독님이나 남편이 올림픽에 한 번 더 나가보라는 권유를 많이 했다. 저도 욕심이 생기고 도전해 보고 싶어서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다시 출전할 수 있었다. 특히 딸이 응원해줘서 더욱 힘이 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원 필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겨울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비인기 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종목도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가파른 경사를 빠르게 질주하는 알파인 스키와는 달리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평지와 완만한 경사 지대를 달려 완주하기 때문에 설원의 마라톤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채원 선수는 “예전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탄다고 하면 ‘어디서 체력이 나와서 그렇게 힘든 운동을 하냐?’며 멋있다, 최고다라고 이야기해 주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아름다운 설원을 감상하며 스키를 탈 수 있다는 것이 이 운동의 매력이다. 요즘엔 주말에 크로스컨트리 스키 강습을 받는 일반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장이 평창 알펜시아 한 곳밖에 없다 보니 많은 이들이 경험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우리나라는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 총 5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이채원 선수는 “여자 선수 중에는 항상 저 혼자여서 외로웠는데 이번에는 같이 뛸 수 있는 후배들이 많아서 즐거웠다. 크로스컨트리가 워낙 힘든 운동이고 비인기 종목이라 중간에 포기하는 선수가 많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후배들이 힘들더라도 잘 참고 버텨주면 좋겠다”라고 응원했다. 아울러 “앞으로 이 종목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기 위해서는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달이나 인기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스포츠든 한계를 극복하고 역경을 이겨낸 장면은 그 자체로 감동을 준다. 이채원 선수의 올림픽 도전 또한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며 올림픽 정신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했던 한편의 드라마였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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