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사이버 도박으로부터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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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사이버 도박으로부터 안전한가?
기획 기획시리즈 - ② 우리 아이는 사이버 도박으로부터 안전한가?
10대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사이버 도박, 효율적인 근절 대책 마련해야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03.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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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이후 학생들의 정상적인 등교가 이뤄지지 못했다. 비대면수업과 대면수업을 반복하는 동안 수많은 청소년들은 급기야 디지털 공간에서 다양한 범죄에 노출됐다. 
이에 이번호에서는 대한민국 청소년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사이버 도박의 실상을 짚어본다.

Contents
      1. 온라인 속 유해 정보, 청소년이 위험하다
 ▶  2. 우리 아이는 사이버 도박으로부터 안전한가?
      3. 미디어 정보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 보자

10대 청소년 사이버 도박 중독, 최근 50% 증가

지난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청소년의 불법도박의 실태와 피해가 소개됐다. 17세 박군이 3일간 평택의 한 모텔방에 감금된 채 물고문을 당했고, 이 학생을 고문한 사람은 동급생 유군. 한 달간 박군의 계좌에서 유군의 계좌로 800만원 상당의 돈이 이체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 수사 결과 사이버 도박에 빠진 유군이 베팅할 자금이 부족해지자 박군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했고 도박 자금이 마련되지 않자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도박 중독으로 진료를 받은 10대 청소년이 최근 3년 사이에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유경험자 대부분은 학교 친구들을 통해 불법 사이버 도박에 발을 들여놓은 후 적게는 수십만원부터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잃는다. 팬데믹 이후 청소년 사이버 도박 중독이 급증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얼마 전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만난 서민수(49) 교수는 팬데믹 이후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나, 돌봄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 징후를 발견조차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학교에서 사이버 도박 예방교육을 진행하며 ‘달팽이, 사다리, 타조, 홀짝, 소셜그래프’ 등의 이미지를 띄우면 교실 여기저기에서 난리가 난다.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는 얘기다. 한 번쯤은 해봤거나, 이미 했거나, 지금 하고 있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고 최소 한 번 이상 경험해 본 학생이 절반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인재개발원 서민수 교수

청소년들이 사이버 도박에 중독되는 이유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스포츠토토의 경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법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청소년이 합법적으로 도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스포츠토토의 경우 스포츠 종목, 즉 축구나 야구 경기 등에 돈을 걸어 배당을 받는 형태로 주로 주말에 진행된다. 도박업자들은 주말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심리를 노려 주중에 달팽이, 타조 등 1분 안에 끝나는, 아이들에게 최적화되어 있는 간단한 실시간 게임을 들이민다. 서민수 교수는 “사다리 게임 같은 경우에는 둘 중 하나에 걸면 되는데 아이들 눈에는 이길 확률이 50대 50으로 보인다. 그러면 1시간 안에 60번의 게임을 한다. 또 불법이기 때문에 베팅의 제약이 없어 한 번에 200만원까지 걸기도 하면서 한두 시간에 수천만원대의 빚을 지는 상황까지 간다”며 도박 업자들이 많이 거는 쪽을 떨어뜨리도록 조작을 하기 때문에 절대 이길 수 없는 것이 불법도박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사이버 도박에 중독되는 이유에 대해 서 교수는 “과거에는 갖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부모님이 안 된다고 하면 포기하는 법을 배웠는데 스마트폰으로 학습이 된 요즘 아이들은 불가능을 모른다. 디지털 기술력이 학습되어 스마트폰 안에서 사기를 쳐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며 그런 심리가 원인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청소년에게 최적화 되어 있는 불법 사이버 도박 ‘달팽이 게임’ 이미지

청소년 위한 건전한 콘텐츠 제공되어야  

사이버 도박은 아이의 경제력, 학교, 친구관계, 가족관계 등 모든 것을 송두리째 빼앗아가기 때문에 그 어떤 범죄보다 위협적이다. 서 교수는 ‘평택 물고문 사건’의 사례처럼 디지털 성범죄, 사기, 학교폭력 등 거의 대부분의 청소년 범죄가 일어나는 근본 원인은 결국 ‘돈’ 때문이다. 사이버 도박으로 수천만원의 빚이 생겨 그 빚을 갚기 위해 2, 3차 범죄를 저지르거나, 학업을 중단하고 막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가 어느 날 갑자기 도박으로 큰 빚을 얻는 것이 아니라 분명 단계별로 그 징후가 나타나므로 이를 잘 체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상당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실정이다. 놀이터나 공원조차 질 나쁜 아이들이 몰려다니는 건전하지 못한 장소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이에 서 교수는 “자녀에게 유해정보를 접하지 말고 공부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이를 대체할 만한 매체와 정보를 주는 방향으로 청소년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며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와 같은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해준다면 건전하고 유익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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