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느 노인 집 전기부품 교체로 시작
예전에 한 방송사에서 방영한 ‘러브 하우스’라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터무니없이 좁고 더러우며 위험하기까지 한 집을 개조해 예쁜 집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포인트였다. 지난주 기자는 이와 같은 사례는 아니지만 지난 10여년간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사랑의 집수리’ 지원 활동을 해 온 사회적기업 예솜 종광애(62) 대표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건축기사 자격증이 있는 남편과 함께 실내건축 업을 하는 종 대표는 주거에 대한 바람에 대해 “집은 부의 상징이 아니라, 누구든지 따뜻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가 주거 취약계층의 집수리를 지원하게 된 것은 십여년 전 인천 동구 빈민가에 장애인 딸과 함께 거주하는 한 할머니의 집에 장마철 지붕 누수로 전기누전 차단기를 교체해 준 것을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종 대표 부부는 공사하면서 남은 재활용 가능한 전기부품·장판·옷장 등을 보관했다가 지역의 봉사단체와 연계해 주거 취약계층의 집수리에 사용했다고 한다.
배관 청소 등 소소한 분야에도 재능기부 필요
송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주택보증공사 공모사업의 사랑의 집수리 대상자를 1년에 1가구를 선정해 500~750만원을 지원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비용으로는 노후화된 집을 전반적으로 수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종 대표는 기존 수리의뢰 항목 외에 추가비용을 받지 않고 수리를 해줬다고 한다.
지난해 복지관을 통해 집수리 혜택을 받은 서범창(65, 동구 화수동) 씨는 “50년이 된 주택의 지붕에 물이 새서 수리를 요청했는데 깨끗하게 수리가 됐고 도배, 장판에 쥐구멍까지 막아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복지관 지역사회보호팀 이은실(47) 팀장은 “인천 동구지역에는 노후화된 집들이 많아 사랑의 집수리의 제한적인 혜택이 아쉬울 때가 많다. 종 대표와 같은 단체의 집수리 지원은 독거노인에게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종 대표는 “사랑의 집수리는 인테리어, 지붕교체, 전기시설 보수 외에도 전구 교체, 하수구 청소, 보일러 배관 청소 같은 소소한 분야의 재능기부 봉사도 독거노인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며 재능기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인천/ 김재국 기자 incheon@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