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악까악~불청객에서 귀한 손님 된 떼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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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악까악~불청객에서 귀한 손님 된 떼까마귀
현장르포 겨울철 진객 까마귀가 올해도 어김없이 울산을 찾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12.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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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효림 기자

겨울철 진객 까마귀가 올해도 어김없이 울산을 찾았다. 울산 태화강 삼호대숲에서 저녁노을과 어우러져 펼쳐지는 떼까마귀의 군무는 이제 지역을 알리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떼까마귀 군무 체험 부스

태화강, 최적의 환경 갖춘 철새 도래지 

요즘 울산 태화강 일대에는 해 저물 무렵 떼까마귀들이 몰려와 하늘을 까맣게 뒤덮는다. 떼까마귀는 텃새 큰부리까마귀와는 달리 매년 겨울 울산을 찾는 지역 대표 겨울철새로 몽골 북부와 시베리아 등지에서 여름을 지낸 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중순부터 우리나라로 남하해 이듬해 초봄에 다시 돌아간다. 특히 울산 태화강 대숲에서는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떼까마귀가 겨울을 난다. 
최근 기자가 울산을 찾았을 때 태화강 하늘을 뒤덮은 수천여마리의 떼까마귀 무리를 볼 수 있었다. 강 위를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떼까마귀들은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고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는 등 화려한 군무를 펼치며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울산시청 환경정책과 윤석(52) 주무관은 “떼까마귀가 울산 태화강을 많이 찾는 이유는 철새들의 서식지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10만 마리 이상 잠을 잘 수 있는 대숲이 있고 바로 옆에 강과 도로가 있어 고양이나 올빼미 등 천적의 접근을 막아주며 주변에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농경지가 많다”고 전했다. 외곽으로 흩어져 먹이를 찾다가 해가 질 때 모여든 떼까마귀는 태화강 주위 상공을 맴돌다가 전체가 다 모이면 일사불란하게 대숲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든다. 이러한 군무는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지켜 살아남기 위한 행동으로 알려져 있다. 

떼까마귀를 보기 위해 태화강을 찾은 많은 시민들(사진제공: 울산시청)

흉조(凶兆) 이미지에서 울산의 자랑거리로

울산 태화강은 과거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됐으나 태화강 살리기 캠페인을 통해 환경이 회복되면서 2000년대 초부터 떼까마귀들이 찾아오고 있다. 처음엔 까마귀를 흉조로 생각하며 부정적 인식이 강했고, 배설물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로 인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울산시는 떼까마귀를 생태관광의 자원으로 활용하고 배설물 청소를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이에 현재는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겨울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주민 김정수(태화동) 씨는 “떼까마귀는 이제 울산의 명물이라 할 수 있다. 이맘때면 매일 저녁 태화강을 산책하며 떼까마귀의 군무를 보는데 신기하면서도 그 장관(壯觀)에 압도당하게 된다”고 감탄했다. 윤석 주무관은 “초기와는 달리 해가 갈수록 떼까마귀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울산을 대표하는 생태관광 프로그램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검은 우산을 들고 춤을 추는 ‘떼까마귀 군무 따라하기’ 체험을 했는데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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