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재소자가 전 세계 교정(矯正) 전문 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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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재소자가 전 세계 교정(矯正) 전문 강사가 되다
기획 재범률 줄이기 위해 전 세계 교도소에서 활동하는 김기성 박사의 활동상에 주목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12.1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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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명예교육학 박사 · 경찰청장 및 교정본부장 포럼(PCF) 대회장 · 링컨하우스광주 교목 · 몽골, TECHNOLOGY 대학교 교육학 박사

최근 강력범죄로 검거된 10명 중 4명이 재범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범예방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교도소에서 인성교육 강사로 활약 중인 김기성 박사를 만나 효과적인 재범예방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강력범죄 증가 추세, 재범예방 연구 필요성 대두

최근 강력범죄 비율이 증가 추세를 보이며 연말연시를 맞아 경찰이 강력범죄 집중 단속에 나선다는 소식이 보도되고 있다. 지난 11월 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완수(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강력범죄 재범률이 2018년 46.2%에서 2019년 46.3%, 2020년 46.9%로 집계됐다. 
출소자들의 성공적인 사회복귀와 재범예방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연구는 오래전부터 진행됐고,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교정정책이 수립되는 등 다양한 재범예방 대책수립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보호관찰대상자들의 재범 사건이 벌어지며 보다 실효성 있는 재범예방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주 서울에서 만난 김기성(56) 명예 교육학 박사는 약 20년 전, 재범에 대한 고민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했던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는 16년 동안 재소자로 복역할 당시 수많은 출소자들이 ‘다시는 교도소에 들어오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출소했으나 번번이 되돌아오던 일을 지켜봤다. 그들의 반복되는 패턴을 보면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하고 변화된 삶으로 바뀐 후, 약 20년이 지난 지금은 경찰청장 및 교정본부장포럼(PCF) 대회장과 인성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의 영화 같은 삶의 변화는 2018년 실제 ‘크게 될 놈(강지은 감독, 출연 손호준·김해숙)’으로 제작돼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된 바 있고 동명의 책도 출간(2021.7)되어 화제가 됐다. 그는 현재 전 세계 40여개국의 교정청과 협약을 맺고 재소자들의 멘토로 분주히 교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9년 3월 美 뉴욕에서 개최된 경찰청장 및 교정본부장포럼(PCF, 맨 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가 김기성 박사)

마음속 담장과 인생의 멘토가 행복한 삶의 근원

김기성 박사가 당시 발견했던 한 가지 사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차분하게 그는 복역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김 박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교도소에서 살다 보면 자신이 완전히 죄와 멀어진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교도소라는 특수한 상황이 전제되어 죄를 짓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도소에서는 교도관들과 철창이 있기 때문에 범죄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복역 당시 정말 모범적으로 수용자 생활을 한 분이 있었는데, 그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들어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100% 재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씩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가장 깨끗하게 살았던 때가 교도관의 지도가 있을 때였고, 이처럼 사회에 나가서도 누군가의 이끌림을 받으면 삶이 달라지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하여 모든 복역을 마치고 출소하던 날, 그는 고향의 아버지 집이 아닌 멘토였던 한 목사를 찾아가 새 삶을 시작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출소할 때 자유를 찾아가지만 결국 그 자유가 그를 다시 교도소로 오게 하는 것을 보았다. 때문에 나는 출소할 때 교도소 담장을 마음에 안고 출소했고, 결국 그 담장과 멘토의 인도가 내게 가장 행복한 삶을 가져다주었다”라고 말했다. 

필리핀 인성교육 현장(좌)
阿 시에라리온 교도소에 TV를 기부하는 모습(우)

阿 케냐를 시작으로 전 세계 교정활동 수행

김기성 박사는 코로나19 이전 국내 및 해외 40여개국을 바쁘게 다녔다. 전 세계 모든 교정 당국이 안고 있는 공통 과제 역시 ‘재범률 줄이기’였기 때문이다. 2017년 케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정활동을 시작한 김 박사는 현재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 교정청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김 박사는 “2017년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 교정청장포럼에서 케냐 ‘이사야 오수교’ 청장이 케냐의 재범사건의 해결 방안을 자문했던 일로 케냐 교정청과 MOU를 맺었다. 이후 케냐 교정청 간부들과 전국 100여개의 교도소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세운 케냐 교도소 내 신학교는 연간 1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매년 20여명이 목사가 되어 새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교도소에 출입이 제한되자 김기성 박사는 전 세계 각 기업에서 TV를 후원받아 교도소에 기부했다. 우간다의 한 기업에서 TV 40대를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더 많은 교도소에 TV가 설치되어 온라인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 박사는 이제 더 이상 ▲범죄하지 말라 하는 식의 교육이 아닌 ▲출소자들이 모든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는 교육이 중요하며 ▲종교와 상관없이 주변에 멘토를 두거나 여러 사람과 의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재범이 없는 밝은 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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