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1인가구 규모가 급증하며 이들의 안전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된 가운데,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무료로 지도해 주는 각 지자체의 셀프디펜스 교육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 각 구청, 1인가구 대상 무료 수업 진행
올해 국내 1인가구 규모가 940만을 넘어서며 어느덧 전체 가구 유형의 40%를 차지했다. 혼자 사는 만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은 이들에게 안전 문제는 큰 관심사다. 이에 양천구를 비롯한 서울시 자치구들은 1인가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무료 ‘셀프디펜스’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주 기자는 셀프디펜스 강사 스쿨오브무브먼트의 최하란(44) 대표를 취재했다. 셀프디펜스는 최 대표가 세르비아 등 유럽 국가에서 셀프디펜스 강사자격을 취득한 이후 국내 환경에 맞게 개발한 호신술이다. 지난 2012년부터 어린이, 여성, 직업적으로 호신술이 필요한 이들에게 셀프디펜스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호신술을 생각하면 액션영화에서 高 난이도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지만, 셀프디펜스는 위험을 예방하고 필요할 경우 정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정당방어’가 중점이다. 최 대표는 “갑작스럽고 낯선 폭력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들은 생각이 멈추고 몸이 얼어붙는 ‘긴장성 부동화 현상’을 직면한다. 때문에 폭력에 대해 정확히 알고 대처법을 꾸준히 연습해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셀프디펜스는 이런 원리를 이해시키고 위험 상황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해결 방법을 익히도록 돕는다”고 소개했다.
셀프디펜스 교육의 3가지 핵심 요령
그렇다면 실제 위험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될까? 셀프디펜스는 먼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상황에 대한 경계선을 설정 ▲위험 상황을 대비하여 방어 자세를 취하고 ▲“그만하세요, 진정하세요” 등 짧으면서도 분명하게 상대에게 제시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셀프디펜스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 뿐만 아니라 가정·성폭력, 직장 내 괴롭힘 등 대처에도 유용하다. 그동안 최 대표의 지도를 받고 셀프디펜스를 실천했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수강생은 교육에서 배웠던 기술로 아르바이트 중 감정이 격해진 고객을 진정시켜 위기를 피했다고 한다. 이처럼 셀프디펜스를 한 번 배운 사람은 실제 위험 상황 대처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수강생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코로나로 인해 셀프디펜스 수업은 작년부터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일 줌 교육에 참석한 김진아(38) 씨는 “분명한 의사전달만으로도 위험에서 나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양천구는 향후 코로나 상황이 완화될 경우 오프라인 셀프디펜스 교육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성 기자 jslee@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