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안 먹는 사회, 쌀 산업 살릴 비책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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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안 먹는 사회, 쌀 산업 살릴 비책 없을까?
핫이슈 최근 쌀 생산량과 소비량 동반 감소, 위기 상황 발생 전 선제적 대응 방안 절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11.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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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쌀 생산량과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국내 쌀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난제를 풀어낼 대안으로 쌀 가공식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쌀 공급과잉, 예상 가격 급락 우려 

최근 농민들 사이에서 쌀값 급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유는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9.2% 증가(382만 7천톤)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급과잉이 예상되다 보니 풍년임에도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풍년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한 농민은 “농자재비, 인건비 등은 꾸준히 상승 중인 상황에서 풍년으로 인해 쌀값이 하락하면, 벼농사를 짓는 농가의 타격이 클 것이다.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농민들은 양곡관리법에 따라 정부가 신속한 시장격리로 가격안정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쌀 생산량이 예년보다 늘어난 이유는 일조시간 증가, 적절한 강수량 등 기상 상황이 좋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는 쌀 생산량 증가로 인해 이와 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사실 매년 감소하는 쌀 생산량이 진짜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풍년이라 불리는 올해 예상 생산량도 지난 2015년 대비(433만톤) 약 50만톤 정도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쌀 생산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소비량 감소와 관련이 있다. 2020년 1인당 쌀 소비량은 57.7㎏으로, 1980년 1인당 쌀 소비량 132.7㎏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국내 양곡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당분간 1.9% 정도의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양한 쌀 가공식품들 |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추이

식량 안보 차원에서 쌀 비축량 늘려야

전문가들은 쌀 생산량 및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멈춰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식량 안보의 관점으로 쌀 산업을 바라보는 이들은 현재보다 쌀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식품공학과 박현진(63) 교수는 “코로나19는 전 세계 식량 생산과 수급에 차질을 야기하면서 각국에서 식량안보에 대한 근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45.8%)이다. 반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식량자급률을 올려 식량위기를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최소 연간 소비량의 17~18%의 곡물을 상시 비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권고대로라면 우리나라는 70~80만톤 정도의 곡물을 비축해야 한다. 그런데 2020년 기준으로 국내에 비축된 쌀은 50만톤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가 수익 증대를 위해 논의 공익적·생태적 기능을 보전하는 범위 내에서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옥수수, 콩 등은 물론 축산사료로 활용되는 ‘사료용 벼’,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 등을 재배하는 것도 농가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박정화 농업연구사는 “벼를 대신해 조사료(건초나 짚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사료)를 생산해서 공급할 수 있다면 쌀 생산량을 조절함과 동시에 고가 사료 수입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KBS뉴스 캡처

최근 쌀 가공식품 수요 증가 추세   

최근 쌀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쌀 가공식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쌀 가공식품이란 쌀을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거나 변화시켜 만든 먹거리를 말한다. 즉석밥, 떡류, 면류, 쌀과자류, 주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요즘 들어 쌀 가공식품 수요가 커진 이유는 ▲1인 가구 증가 ▲코로나19에 따른 외식 소비 감소 ▲쌀 가공식품의 다양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한류의 영향으로 해외에서도 쌀 가공식품의 인기가 서서히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약 1억 3760만 달러(한화 1622억원)로, 전년보다 26.9%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시대 변화와 수요에 즉각 대응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지원 정책과 산업계 노력이 합쳐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쌀 가공식품의 인기가 심상치 않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공용 쌀 생산 농가를 늘려 농가 수익 증대에 기여하는 한편, 쌀 가공식품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해야 한다. 농가가 선호하는 계약재배가 활성화되도록 지자체의 지원이 확대되었면 좋겠다”라는 주장도 나온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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