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커피∼ 이제 제대로 알고 즐겨보자
상태바
향긋한 커피∼ 이제 제대로 알고 즐겨보자
줌인 고급화된 소비자의 입맛 따라 빠르게 진화하는 우리나라 커피시장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10.29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풍부한 맛과 향으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커피가 최근 사망 위험을 낮추고 각종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며 커피애호가 등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 중심에 깊숙이 파고든 커피의 효능과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리나라 커피 수입량은 세계 3위

지난 10월 10일 한국 등 아시아 4개국 공동 연구팀은 커피 섭취가 아시아인 남성과 여성의 사망 위험을 각각 24%, 28% 감소시킨다고 발표했다. 앞서 6월에는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 연구팀이 ‘커피를 매일 서너 잔 마시는 사람은 만성 간질환 위험성이 낮아지고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 연구를 통해 커피의 약리효과가 꾸준히 입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어느새 원두 수입량 세계 3위를 차지하는 ‘커피왕국’이 되었다. 1인당 연간 커피소비량도 약 640잔. 이는 하루 평균 1.7잔씩 마시는 셈이다. 서울만 해도 치킨집과 편의점을 합친 수보다 카페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대중문화의 중심이 된 커피시장은 소비자의 욕구가 고급화되고 다양해지면서 더욱 확장되고 성숙해지는 추세다. 
그동안 희석해서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주류였던 커피시장에는 추출한 원두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스페셜티(specialty;최상의 향미를 지닌) 커피’를 내세운 ‘에스프레소 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편의점 커피와 비슷한 가격(1500~3000원)으로 저렴하게 제공되는 스페셜티커피는 상품성 있는 품종의 개성을 최대한 돋보이게 추출하면서 생산국, 생산지, 품종, 가공 방식, 심지어 농부의 이름까지 기재하는 등 정확한 품질관리가 수반된다. 

커피웍스유니온 박형표 대표 | 최근 서울 양재동에 오픈한 에스프레소 바가 커피애호가들에게 인기다

오래 볶을수록 초콜릿 향과 쓴맛 강해져 

일본의 식민지배와 6·25전쟁, 군사독재 등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형태로 우리 국민에게 음용되던 커피는 1999년 명동에 세워진 스타벅스 1호점을 통해 붐이 확산되었다. 
일본의 커피장인 고노마사노부(57)가 인정한 박형표(40) 커피웍스유니온 대표는 “일본의 버블경제 시기에 유행한 핸드드립 문화가 1990년대 한국으로 건너왔다. 단순한 기구로 수만가지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핸드드립의 매력 때문에 너도나도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바리스타 자격증 열풍이 불면서 우후죽순 커피숍이 난립하게 되었다. 한국의 커피산업은 레드오션에 접어든 지 꽤 오래다”라고 말했다.
각자의 독특한 커피문화를 갖고 있는 유럽, 미국, 일본과 달리 모든 커피문화의 집합장소인 우리나라는 아메리카노로 포문을 열었다. 아메리카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병사들이 쓰디 쓴 에스프레소를 수통에 희석해 마신 ‘미국식 커피(Caffe Americano)'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이스아메리카노 역시 차(茶)문화의 영향을 받은 우리 국민들이 커피를 물처럼 마시면서 생겨난 것으로써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상품이다. 
한편 커피의 맛과 품질은 재배 산지와 정제방법, 수송, 로스팅에서 추출까지 모든 과정에서 결정된다. 원두는 오래 볶을수록 초콜릿 향과 쓴맛이 강해지고, 약하게 볶으면 과일 향과 산미(酸味)가 유지돼 원두별 개성이 도드라지는데 후자의 경우 카페인 함량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커피 섭취량에 따른 사망위험 감소 효과 연구결과

기상이변과 코로나19로 커피가격 상승 추세

커피를 맛있게 먹으려면 법적 유통기한이 
1년이라도 3개월 안에 먹으라고 조언하는 박형표 대표는 “쫀득한 느낌의 에스프레소는 숙성시켜서 먹는 김치와 같아서 3개월도 괜찮지만 겉절이김치에 비교되는 핸드드립은 1개월 내에 먹어야 신선하고 향긋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커피의 향은 분쇄할 때 가스가 차있는 벌집구조의 내부가 부서지며 공기 중으로 80% 가량이 발산된다. 나머지 20%도 30분내에 사라져버린다. 그러므로 분쇄는 반드시 추출직전에 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캡슐커피도 이미 분쇄되어서 밀봉되었기 때문에 오래 두면 맛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원두값이 최대로 치솟으면서 국내 커피시장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두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커피 생산국 1위인 브라질에 100년만의 한파가 불어닥쳐 전년 대비 생산량이 22% 줄어들었고, 2위 생산국인 베트남은 코로나19 봉쇄조치로 인해 커피산업라인이 사실상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던 개인 카페들이 직격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형표 대표는 “저가(低價) 생두시장이 무너져버린 가운데 국내 원유(原乳)값도 올라서 대안을 준비하지 않은 카페와 판매에만 집중한 개인 카페는 타격이 클 것이다. 또한 고급화·다양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미각을 따라잡지 못하고 정체된 카페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커피는 식품이다. 그만큼 깐깐하게 관리하면서 소비자의 요구를 잘 포착해 끊임없이 개선하고 변화해 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