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버림받은 따이한 우리가 도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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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버림받은 따이한 우리가 도와야죠”
기획 베트남 라이따이한 교육 지원에 진력하고 있는 (사)한베따이한 조상위 이사장을 만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10.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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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베따이한 조상위 이사장 | 사진/ 홍용학 기자

한국인 남성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이른바 ‘라이따이한’들은 아직도 베트남에서 차별과 냉대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에 엄연히 우리 핏줄인 이들에 대한 교육 지원 등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민간단체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파병 군인 외에도 주재원·기술자들도 자녀 남겨

우리나라는 1965년부터 1973년까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역사가 있다. 당시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전쟁이 끝난 지 40여년이 지났지만 한국인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자녀들의 아픔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한 한국·베트남 양국 관계가 1992년 수교 이래 크게 발전하면서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국인 사업가와 유학생들이 남긴 新 라이따이한들도 적지 않다. 
상당수의 라이따이한들이 외면과 냉대 속에서 가난한 삶의 대물림을 이어가는 가운데 3세·4세 라이따이한 청소년을 돕는 민간단체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주 기자는 시흥시 시화공단에 위치한 (사)한베따이한 사무실을 찾았다. 조상위 이사장은 먼저 ‘라이따이한’이라는 말의 의미부터 짚어주었다. “라이(Lai)는 ‘래(來)’의 베트남어이고 ‘따이한(DAIHAN)’은 대한(大韓), 한국인을 의미한다. 즉, 한국에서 온 혼혈인이라는 뜻인데 베트남에서는 라이란 말이 혼혈인을 경멸조로 부를 때 사용하기 때문에 그냥 따이한으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남베트남을 도와주기 위해 군인을 파병했으니까 한국군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 따이한들이 태어났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군인 외에 당시 대기업의 주재원들이나 노무자, 기술자들도 베트남에 파견되었는데 군인보다는 이들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1. 2020 장학금 전달식 2. 라이따이한 이야기를 담은 TV조선 ‘배낭 속 인문학’ (사진/ TV조선 캡처) 
3. (사)나눔놀이터 이음에서 후원물품을 기증했다

우리 핏줄인 따이한들에게 교육이 가장 중요

베트남 전쟁 종식 이후 북베트남이 통일을 했기 때문에 남쪽출신인 따이한은 적군의 자식이라는 인식을 받으며 살아왔다. 1세대 따이한은 지난 40년 동안 베트남 사회에서 겉돌며 사회적·경제적 차별을 받아왔고 베트남 여성은 남편 없이 홀로 자식을 키우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조상위 이사장은 “베트남 사회는 겉으로는 따이한들에게 차별이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가난 속에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할뿐더러 직업도 마땅히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삶을 생각하면 불쌍하고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조상위 이사장은 경기과학대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퇴임 후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따이한의 어려운 사정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줄 방법을 강구해왔다. 그는 “한국은 조선시대부터 임진왜란 등 외세의 침략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우리는 주변국에 피해를 준 적이 없나 찾아보다가 베트남 전쟁에서 많은 사람을 죽인 것을 알게 됐다. 아무리 전쟁이라도 잘못한 역사에 대해 책임지고 우리 핏줄 따이한들을 도와주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2018년 한베따이한을 설립하고 베트남 현지를 수차례 방문한 결과, 따이한들이 베트남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베트남 쾅남성 땀키시의 따이한 및 빈곤층 자녀들에게 작년부터 장학금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라이따이한 문제 해결에 정부가 나서야

한베따이한을 설립하고 교육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조 이사장은 “베트남에 아무 연고가 없다 보니 따이한을 파악하려고 알아보다가 사기를 당해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 화도 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마침 대학 동기가 이와 비슷한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를 통해 쾅남성 땀키시의 공무원들과 연결되었다”라고 말했다. 장학금은 회원들이 매달 내는 후원금과 명절에 굴비 등의 물품을 팔고 얻은 수익금, 조 이사장의 사비를 모아 마련하고 있다. 
한편 따이한들은 한국 정부로부터 어떤 처우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앞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 핏줄은 우리가 책임져야 하지 않나. 민간차원에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친분과 신뢰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따이한들이 사회에 적응해 훌륭한 지도자나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의 최종 목표는 베트남에 있는 따이한과 빈곤층 청소년을 위한 대학 건립이다. 그는 “따이한들이 국내에 입양되거나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이주해 정착하기란 사실 힘들다. 이들을 연결하는 기관이 없고 아버지는 가정이 있다 보니 그 가능성이 낮다”며 “그래서 베트남 정부와 연계해 학교를 세워 장학혜택으로 따이한들이 교육을 받고 베트남 사회의 당당하고 떳떳한 일원이 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후원문의 : Tel. 031-430-2768 (농협 355 0065 1982 03)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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