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등산문화, 지금이 가장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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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등산문화, 지금이 가장 필요한 시기입니다
기획 최근 등산사고 증가 추세 속 등산 기초교육 강조하는 국립등산학교 안중국 교장 인터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10.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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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등산학교 안중국 교장 |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국립등산학교 사진제공/ 국립등산학교

코로나 이후 답답한 일상의 탈출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산이 그 어느 때보다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에 따른 등산사고도 부쩍 늘고 있다. 이에 국립등산학교(강원도 속초시 미시령로 3054) 안중국 교장으로부터 올바른 등산 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연간 6천명 이상이 등산사고 당해

지난주 설악산을 찾은 두 남성이 절벽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산세가 험하며 탐방이 금지된 지역에서 암벽을 타다 사고를 당했다. 해마다 단풍철이 되면 이 같은 사고가 다수 발생한다. 현재 우리나라 등산인구는 1800만명이며 걷기 동호인까지 합치면 2500만명에 이른다. 행정안전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등산사고는 평균 6000~7000건이며 사망 인구는 연간 120여명에 달한다. 이 중 암빙벽 등반 중 사고를 당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 도보등산을 쉽게 생각하고 산에 오르다가 사고를 당한다. 
기자는 최근 국립등산학교 2대 안중국(66) 교장을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안중국 교장은 먼저 ‘하인리히법칙’을 언급하며 안전한 등산문화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등산사고를 하인리히법칙에 대입하면 한 번의 사고가 일어나기 전 29회의 경미한 사고가 일어나고 300회의 잠재적 사고에 직면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서 “연간 6천여명이 사고를 당한다고 가정하면 잠재적 사고에 직면했던 사람은 10배, 즉 6만명 정도가 아슬아슬한 위기를 겪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등산인구의 증가로 인한 올바른 등산문화 정착의 필요성을 위해 2017년 개교한 국립등산학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등산 전반에 걸친 교육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로 현장교육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어서 비대면 교육을 위한 ‘강원도 선자령 조난사고의 교훈’ 외 여러 가지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에 업로드하고 있다.  
 

국립등산학교의 핵심 교육시설 다목적실에서 인공암벽 기술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 모습

올바른 등산 위해 기본 수칙 지켜야

2013년 발생한 강원도 선자령 조난사고는 산악인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는 사고이다. 이 사고는 대관령 선자령에서 함께 등산하던 70대 부부가 사망한 사고로, 해발 1000m 이상의 정상에서 눈보라로 인해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사고이다. 안중국 교장은 “이 사고는 당시 노부부가 보온을 위해 준비한 점퍼를 차에 두고 내린 것과, 당시 이들 노부부에게 누군가가 눈보라가 심하다며 등반을 만류했으나 무리해서 등반한 것 등이 원인이 되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등산의 원칙과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등산할 때 꼭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해 안중국 교장은 “무엇보다 기본적인 장비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며 복장과 준비 용품, 그리고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설명했다. 등산시 반드시 준비해야할 ▲첫째 항목은 복장으로, 통이 약간 넓은 바지와 긴팔 상의 또는 반팔에 팔토시를 착용해야 한다. 타이즈나 반바지를 입었을 경우 뱀, 벌, 쐐기, 진드기 등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므로 여름이라도 긴바지가 필수이다. ▲둘째, 신발의 경우 높은 산도, 낮은 산도 반드시 바닥에 요철이 있는 등산화를 갖춰야 한다. 특히 일반 운동화를 신고 가면 미끄러져서 굉장히 위험하다. ▲셋째, 등산용 배낭에는 완전 방수용 헤드랜턴, 물, 보온의류, 등산용 은박매트(등산 중 다쳤을 경우 몸이 떨리고 근육이 긴장해 구급대가 올 동안 이를 몸에 감고 체온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반드시 챙겨 넣어야 한다. 
안중국 교장은 등산의 기본원칙은 작은 산부터 시작해 서서히 큰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며 하루에 걷는 거리도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아차산이나 청계산을 몇 번 올라갔다고 해서 설악산에 가려고 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평소에 아무리 운동을 많이 해도 등산에 필요한 근육은 따로 있으므로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되며 등산 전후로 간단한 몸 풀기와 충분한 스트레칭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등산학교, 등산리더 인증제 도입

안 교장은 최근 올바른 등산리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등산리더 양성을 시작했다. 현재 전국 60여개의 등산학교 등산 강좌의 거의 대부분이 전문등반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 교장은 국립등산학교의 이름에 걸맞은 일반 도보 등산객을 대상으로 한 리더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대로 된 리더라면 밤에도, 비가 오는 날에도 지도나 지도 앱을 보고 언제든지 길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길 찾기 능력을 비롯해 여러 가지 등산 중에 꼭 지켜야하는 원칙, 절대적으로 지켜야하는 원칙 등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 검증하는 ‘등산리더 인증제’를 올해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등산학교에서 추진 중인 등산리더 인증제 참여자는 핵심교육과 인증 테스트를 마친 후 인증 배지를 수여받게 된다. 이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조난을 당하거나 실족을 당했을 때 무난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전수해 국민들의 안전한 산행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함이라고 안 교장은 전했다. 
인터뷰 말미에 안 교장은 수많은 사망·부상 사고는 아주 작은 방심에서 시작된다며 기초적인 등산에 대한 안전교육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건전한 등산문화 확산과 등산지식 정립을 위해 앞으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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