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유해 송환의 의미를 재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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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유해 송환의 의미를 재조명하다
기획 카자흐 고려인의 삶 연구한 광주 월곡고려인문화원 김병학 관장 인터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10.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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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 관장에게서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졌다 사진/ 오병욱 기자

지난 8월 15일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계기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에 광주 월곡고려인문화관 김병학 관장을 만나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이후 고려인 사회 분위기를 자세히 들어보았다.

서거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민족 영웅

지난 8월 15일 독립운동가 홍범도(1868~1943) 장군의 유해가 78년 만에 대한민국으로 봉환됐다. 이틀 후인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에게 1급 건국훈장인 ‘대한민국장’을 추서했고, 다음날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1868년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은 명성황후 시해 사건(1895)을 계기로 무장독립 투쟁을 시작했다. 이후 대한독립군 사령관으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처럼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 혁혁한 공을 세운 그였지만 말년은 쓸쓸했다. 연해주에 거주하던 홍범도 장군은 1937년 소련(現 러시아) 정부의 고려인 강제 이주 정책으로 인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 된다. 당시 홍범도 장군의 나이는 67세였다. 이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있는 ‘조선극장’ 경비책임자로 일하던 그는 끝내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1943년 75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안타까운 죽음이었지만 여전히 홍범도 장군은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회에서 영웅이자 정신적 지주로 남았다는 것이 월곡고려인문화관 김병학(57) 관장의 설명이다. 김 관장은 1992년부터 25년간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며 고려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했다. 또 ‘고려일보’ 기자, 한국문화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한국으로 귀국한 그는 현재 광주 광산동 월곡고려인문화관 관장으로 일하며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좌)홍범도 장군의 가족사진 (중)카자흐스탄 고려극장을 방문(19.7.21)한 문 대통령 (우)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

고려인 사회, 홍범도 장군 유해 꼭 한국으로 가길 원해 

지난 8월에 있었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을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회가 매우 아쉬워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그 배경과 현지 분위기를 묻자 김 관장은 “홍범도 장군은 고려인들에게 아버지와 같은 인물이다. 그래서 부모님을 잃은 섭섭함과 비슷한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세대가 지날수록 고려인의 민족의식이 약해지면서 고려인 지도자들 사이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고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1990년대부터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봉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라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남아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역과 흉상 등은 그대로 보존될 예정이다.  
김 관장은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철도부설 노동자로 일하다가 사망한 독립운동가 김경천(1888~1942) 장군을 언급하며 홍범도 장군 외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할 인물들이 많다고 말했다. 

고려인과의 교류, 새로운 문화 만들 것

그는 기자 일행에게 문화원 곳곳을 안내해 주며 고려인 예술가들의 문학 작품과 그림을 소개해주었다. 특히 고려인 3세 문 빅토르(71) 화백의 작품인「1937 강제이주열차」앞에서 한참 동안 강제 이주라는 고려인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김 관장은 고려인 사회와 문화 교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르네상스는 서로 다른 문화의 융합에서 시작됐다. 고려인 문화가 대한민국의 문화와 결합되면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가 창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 중인 고려인들은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 왔다. 그래서 다른 일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 그들 외에 각계각층 고려인들이 한국을 찾아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그는 내년 고려극장 창립 8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고려인 문화를 전하고 싶다. 그림책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고려인의 역사를 알려주는 일도 기획 중이다. 앞으로도 그들이 우리의 동포라는 것을 계속 알릴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광주=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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