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양궁선수단과 함께한 9일, 그들은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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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양궁선수단과 함께한 9일, 그들은 위대했다
포커스 올림픽대회 기간 동안 양궁선수단 일본어 통역지원 담당한 신효원 통역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8.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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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도쿄올림픽을 마치고 한국 귀국 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함께한 양궁선수단 (우)신효원 통역사 
안산(좌), 김제덕(우) 선수와 함께한 신효원 통역사(가운데)

 

지난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장기화와 무더위로 지친 국민에게 감동과 위로를 주었다. 특히 최대의 메달을 획득, 국위를 선양하며 온 국민을 열광시킨 양궁대표선수단을 잊을 수 없다. 이에 이들의 통역지원을 담당했던 신효원 통역사를 만나보았다.

한국 양궁, 금메달 총 5개 중 4개 휩쓸어

지난 8월 8일 폐막식을 끝으로 2020 도쿄올림픽이 17일 간 열전의 막을 내렸다. 전 세계에 번진 코로나 사태로 1년 늦춰진 올림픽인 만큼 우려와 걱정 속에 치러졌지만 각국의 선수들은 도전정신을 보여 주며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특히 한국 양궁은 총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휩쓸며 양궁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재차 입증했다. 올림픽 첫 출전인 안산(20) 선수는 혼성전과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하계올림픽 역사상 첫 3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한편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큰 성과를 거두며 불편함 없이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이들을 뒷받침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양궁선수단 전담 통역을 맡은 신효원(25) 통역사도 그중 하나다. 그는 부모님을 따라 어릴 때부터 일본에서 살았고 5년 전부터 일본 양궁선수팀의 통역지원을 맡아왔다. 신 씨는 “대학생 때 가장 친한 동기가 양궁을 했었는데 그 친구의 훈련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일본 양궁팀 지도자들 대부분이 한국인이었고 선수들과 의사소통이 어려워 몸으로 표현하거나 번역기로 힘들게 말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래서 통역 제안을 받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9연패를 달성한 여자단체 양궁선수들 (사진/ SBS뉴스 캡처)

선수 및 코칭스태프 간 원활한 의사소통 지원

이후 신효원 통역사는 일본 양궁선수와 한국인 지도자 간 통역을 맡았고 일본 양궁팀이 훈련을 위해 한국에 방문할 때도 함께 왔다. 그때의 인연이 계기가 되어 도쿄올림픽까지 통역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는 공항 출입국 시 감독 및 선수들의 코로나 음성증명서를 확인하는 절차부터 일본 현지 운영스태프들과 선수사이에 경기 전 확인사항 통역 등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힘썼다. 선수들 외에도 대한양궁협회 부회장과 일본양궁연맹 회장의 담화를 통역하기도 했다. 
처음 통역을 시작할 때는 양궁에 문외한이어서 양궁 용어조차 너무 어려웠다. 그는 “활과 화살의 각 장치 하나하나 명칭이 따로 있어서 모든 단어와 전문 용어를 따로 적어놓고 공부를 했다. 5년간 통역을 해왔지만 아직도 모르는 용어가 있고 또 어떻게 표현해야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연구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양궁선수단의 분위기는 매우 좋아 보였다. 그는 “첫 금메달 획득 경기가 팀의 막내 선수들로 이루어진 혼성 단체전이었다. 첫 시작이 선수단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서 그런지 이후 개인전이나 단체전 등의 경기에 대해 선수들이 강한 자신감을 갖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선수단에는 올림픽 경험이 많은 선수부터 첫 출전인 선수 등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있다. 그런데 동생이나 나이 어린 친구로만 보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고 국가대표의 한 선수로서 예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코치진, 경기 직전 선수에 ‘마음을 비우라’ 주문 

대한민국이 양궁 강국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하는 것은 공정한 선발 방식과 독특한 훈련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대한양궁협회는 2021년도를 기준으로 선발전을 원점에서 시작하기로 했고 모든 선수는 다시 처음부터 경쟁했다. 또한 협회는 올림픽 경기가 열린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을 그대로 본뜬 세트를 진천선수촌에 마련, 현장 적응 및 극한의 소음 극복 훈련도 했다고 한다. 신효원 통역사가 보기에도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모두가 신경을 많이 쓰고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감독님은 각 선수의 상황이 다 다르지만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쏠 때만큼은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쏴야 하는 것을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신효원 통역사는 마지막으로 “선수단과 가까이 있으면서 양궁이라는 스포츠가 엄청난 정신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비우고 한발 한발에 집중하는 것이 말은 쉬워 보여도 무척 힘들다고 들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들의 프로정신을 보며 나 또한 배울 점이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늘의 양궁 강국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양궁선수단의 강한 정신력과 효율적 훈련 그리고 협회의 지원과 국민들의 성원이 혼연일체가 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여자 단체전의 경우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9연패의 놀라운 기록을 수립했는데 이제 선수단은 심기일전하여 2024 파리올림픽의 영광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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