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문제 해결법,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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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문제 해결법,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연재 인구문제 시리즈 -③ 복합적 원인을 진단한 후 다각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때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7.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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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인구변화 추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인구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 정태성(48) 대표를 만나보았다. 

Contents
      1.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대한민국
      2. 세계 주요국은 어떻게 출산율을 높였나?
 ▶  3. 인구문제 해결법,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 정태성 대표
사진/ 박수현 객원기자

정확한 원인과 상관없는 정책은 무의미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데드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1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2030년이면 ‘인구지진(Age-quake)’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인구감소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인구감소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숫자는 작년 대비 20만 명이 줄어들었다는 통계도 있다. 인구학자들은 이대로라면 10년 만에 노동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부산시 인구만큼이 없어지고, 30년 후에는 매년 ‘포항시 인구’만큼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지난 15년간 정부는 출산장려를 위해 약 200조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문제 정책은 결코 단시간에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10년간의 변화가 20~30년 후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향후 10년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 정태성 대표는 “심각한 저출산 현상에 대한 것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정확한 원인이 나오면 거기에 따른 정확한 대책과 결과가 나오는데, 인센티브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원인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은 접근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인구문제, 심리학적 측면 등 다각적 접근 필요

인구문제는 그 어떤 사회문제보다 복합적이고 다각도로 접근·해결해야 한다. 정태성 대표는 무엇보다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행동경제학이란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발생시키는지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인데 인구문제도 이런 학문에 적용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동경제학을 처음 등장시킨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리처드 H. 탈러(美 시카고대 교수)는 ‘넛지(Nudge)’라는 개념을 소개했는데 이는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팔꿈치로 슬쩍 찌른다는 뜻이며 인구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그런 접근 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 대표는 “행동경제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무작위통제실험(RCT)이라는 것이 있다. 아무 처치도 하지 않은 A 집단과 처치를 한 B 집단이 얼마나 서로 다른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결과를 보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인구문제도 마찬가지다. MZ 세대에 어떤 처치를 했을 때 출산이 증가하고 행동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장기적 실험을 통해 증명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인구문제를 심리학적 시각으로 접근하여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으며 더욱이 ‘완벽한 부모 되기 신드롬’은 출산율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는 연구결과만 보아도 심리적 압박감이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상)사진/ TV조선뉴스캡처

출산에 대한 행복감 공유 활동 전개해야 

정 대표는 현 정부의 저출산대응정책에 대한 입장도 표했다. 천편일률적으로 돈을 뿌리는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인센티브를 지급하더라도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심리나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손실회피성향(얻었을 때 느끼는 기쁨보다 똑같이 잃었을 때 느낌을 더 크게 여기는 성향)을 토대로 한 제도를 권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출산을 하는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준 다음 출산을 하지 않았을 때 회수하는 방법 등 지급 시기나 방법의 적절성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한 지역에서 성과를 거두면 표창장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적 특성에 맞춘 다양한 실험을 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정책을 펼쳐나가는 협력이 시급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요즘처럼 SNS가 발달한 분위기 속에서는 집단 심리가 작용하는 힘이 매우 크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집단적동조감이 큰 편이라 인구문제의 심각성 등을 온라인에서 공유하면 국민적 공감대가 쉽게 형성된다. 이에 정 대표는 “출산과 양육을 통해 느끼는 기쁨이나 행복을 공유하는 국민적 움직임이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한민국이 마주한 인구재앙을 대비할 수 있는 지금이 정말 중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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