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바다, 사라지는 바다숲… 급변하는 동해안 해양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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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바다, 사라지는 바다숲… 급변하는 동해안 해양환경
기획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기후변화와해양오염 등이 해양환경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7.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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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진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연구기지 | (하) 해양보호생물 해송류 / 울릉도 수산물 돌미역  / 울릉도 연안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해마 / 울릉도에 출현한 멸종위기 북방물개 / 해양보호생물 유착나무돌산호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기후변화와 해양오염 등이 해양환경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에 동해안 최초의 해양보호구역인 울릉도 해양생태계의 실태를 알아보았다.

동해안 해양생태계의 오아시스, 울릉도·독도 해역

경상북도 동북단 동해상에 위치한 울릉도와 독도에는 해양보호생물을 포함한 약 1200종 이상의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울릉도와 독도 해역은 우리나라 어느 해역과도 닮지 않은 독특한 해양생물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난류와 한류를 따라 이동하거나 정착하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동해 한가운데 자리잡은 섬의 특성상 해양생물들에게 휴식처 및 서식처를 제공함으로써 동해 해양생태계의 오아시스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와 버려진 해양쓰레기, 무분별한 어획활동 등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증가하면서 울릉도·독도 해역 해양환경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지난주 기자는 울릉도·독도 해역의 해양생물 및 수산물 등의 실태를 알아보고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울릉도(독도) 수산물 홍보 및 해양보호 필요성을 알리고자 작년 9월부터 매월 이달의 울릉도(독도) 수산물, 해양보호생물 등을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우민수(35) 연구원은 “예전에 울릉도와 독도 주변에 서식했던 강치, 즉 바다사자는 멸종된 것으로 보고 있고 최근에는 북방물개가 나타나 관찰되었다”고 말했다. 바다사자과의 해양포유류인 북방물개는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작년 3월 울릉군 저동항 방파제 인근에 출현한 바 있다.

(좌)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우민수 연구원 (우)수중생태계를 연구 조사하는 모습

울릉도 대표 수산물 오징어 어장의 변화 실태

이외에도 해양보호생물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유착나무돌산호’가 독도 해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착나무돌산호는 군체와 촉수가 주황빛을 띠는 무척추동물 산호류의 하나로 주로 청정해역 수심 20~30m의 바위에 붙어산다. 우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과 동해안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2016년 유착나무돌산호의 국내 최대 군락지가 독도 주변 해역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유착나무돌산호에는 다양한 해양생물이 공생하고 있어서 해양생물 다양성을 높여주고, 지구온난화 등 환경변화를 감지하는 지표로도 활용되어 그 보존 가치가 높다.  
한편 울릉도 하면 오징어가 떠오를 만큼 대표적 수산물이지만 그 명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수년 간 동해안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져 오징어떼가 북상하면서 오징어 어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고, 게다가 매년 중국 어선들도 동해안 북한 수역에서 그물로 싹쓸이 조업을 하면서 오징어 어획량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오징어 어장이 크게 형성되면서 동해 오징어 채낚기 어선의 오징어잡이가 한창이다. 중국 어선의 수가 줄고 최근 울릉도·독도 주변 수온이 오징어 어획에 적합한 20℃ 내외를 유지하면서 어장형성에 적당한 수온 분포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양생태계 보전 등에 관심 가져야

우민수 연구원은 “동해바다가 우리나라 주변 수역 중 가장 높은 표층 수온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수온이 오르면서 연쇄적으로 해양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앞으로 울릉도 연안에 아열대종 출현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난류성 어류인 자리돔, 파랑돔의 서식이 독도 해역에서 확인되는 것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갯녹음 현상도 해양생태계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해조류가 부착돼야 할 암반 등에 성게나 불가사리가 자리를 잡아 바다가 점점 사막화되고 있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갯녹음 현상이 지속되면 독도 주변 해역의 해양환경이 오염되는 것은 물론 해양생태계의 균형이 훼손되어 생물 다양성이 감소될 우려가 있다. 이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는 울릉도와 독도 해양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연구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4년 12월 울릉도 주변 해역의 해양생물 서식지와 산란지를 보호하고 우수한 해저 경관을 보전 및 관리할 목적으로 동해안에서 최초로 울릉도 주변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우민수 연구원은 “예전에 비하면 사람들이 바다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증가한 것을 느낀다. 하지만 아직도 바다 속을 영상촬영하다 보면 많은 쓰레기를 발견한다. 국민들 모두 해양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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