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년 긴 역사 이어온 애관극장 폐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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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년 긴 역사 이어온 애관극장 폐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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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2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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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실내극장

인천 중구에 위치한 ‘애관극장(인천광역시 중구 개항로 63-2)’은 1895년 지어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극장이다. 이 극장은 1895년에 ‘협률사’라는 이름으로 건립돼, 주로 전통악극을 무대에 선보였다가 1920년대에는 영화 상영을 하게 되면서 애관(愛館)이라고 불렸다. 400석 규모의 복층 구조로 이뤄진 극장 본관은 인천상륙작전 때 미군의 함포사격에 소실됐다가 휴전 후 1954년 복원돼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이 극장에서는 영화 상영은 물론 각종 공연이 열렸는데 미국의 유명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이 무대에 섰었고, ‘신성일 엄앵란 쇼’가 열렸던 날에는 일대 교통이 마비됐을 정도였다. 
또한 2017년 영화 ‘옥자’ 개봉 당시 이곳을 찾은 봉준호 감독은 “역사가 깊고 전설적인 곳에 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극장 관계자 윤미지(25) 씨는 “평일에 100명 정도, 주말에는 200~300명의 관객이 이곳을 찾는다”며, “특히 단골로 오시는 어르신이 많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애관극장의 내부 모습

애관극장 살리기 나선 인천 시민들

최근 애관극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극장을 헐고 대형 상업시설물로 재건축될 공산이 커지자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인천시민모임(애사모)’을 중심으로 ‘극장 지키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인천시가 애관극장 보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공공예산을 통해 극장을 매입하기 위한 감정평가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희환 애사모 운영위원은 “애관극장은 단순하게 건물이나 부동산 가치로만 평가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며 “한국 최초의 극장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인천 시민의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극장을 방문한 송현아(53, 중구) 씨는 “학창시절부터 친구들과 함께 영화 보러 온 곳인데, 여기에 오면 학창 시절 추억이 떠올라 지금도 친구들과 종종 온다. 역사가 깊은 이곳이 앞으로도 시민 곁에 계속 남아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최은진 기자 incheo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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