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대물림하는 고령대장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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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대물림하는 고령대장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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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6.2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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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명맥을 잇는 대장간

철의 왕국 대가야의 옛 도읍지였던 고령. 그곳에는 80여년간 터를 지켜온 ‘고령대장간’이 있다. 지난주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고령대장간 이준희(47) 대표는 장날을 맞아 대장간을 찾은 손님들의 물건을 고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3대째 대장간을 이어온 이 대표는 30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장간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장간을 지켜오던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자 내린 결단이었다. 이 대표는 ‘무조건 좋은 쇠를 써라. 다른 농기구는 몰라도 낫만큼은 끝까지 밀고 나가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17년 동안 질 좋은 철제품, 특히 좋은 낫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는 “우리 대장간의 농기구가 타지역 사람들뿐만 아니라 약초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멀리서 이곳까지 찾아온다. 심지어 자기 동네 사람들로부터 우리 대장간의 물건을 부탁을 받아 구매하는 이들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월 24일부터 온라인 쇼핑몰 운영 교육을 받아 앞으로 온라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령대장간 이준희 대표(左) 부부

장인정신과 좋은 인심이 인기비결

이준희 대표는 17년 동안 대장장이 일을 해왔지만 대장간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대장간에서 철 기구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쇠의 강도를 결정짓는 담금질이다. 하지만 쇠의 성질에 따라 담금질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담금질은 고난도 기술을 요구한다. 또한, 이전에 만들어 보지 않은 물건을 주문받았을 때, 손님이 원하는 모양·각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는 최선을 다했다. 이 대표는 “힘들어서 하기 싫은 마음으로 만들면 못난 제품이 나온다. 그래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대장간이 인기 있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따뜻한 인심이다. 그는 손님들의 요구에 맞춰 물건을 무료로 수리해 주는데, 그에게 고마움을 느낀 사람들은 대장간을 다시 찾아와 물건을 구매한다고 한다. 그는 “현재 경북 지역에 남아있는 대장간은 약 여섯 군데뿐이다. 대장간을 보존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서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손예진 기자 daegu@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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