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가장 쉬운 여행이다
『걷기 예찬』의 다비드 르 브르통(68) 佛 스트라스부르大 교수는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걷기는 일상생활 속에서 늘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걷기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바쁜 일상에 쫓겨 ‘길’이라는 공간을 바라볼 여유를 갖지 못한 채 살아오던 현대인들에게 한정된 야외활동은 일상의 소중함을 재발견하게 해 주었다. 매주 친구들과 함께 등산하는 황승우(26, 대연동) 씨는 “팬데믹 이후 체력도 안 좋아지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지 못했다”며 “그나마 친구들과 함께 등산하게 되면서 자연경관도 보고 이야기도 할 수 있어 답답한 일상 속에서 힐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삶의 가장 가까운 ‘길’에서 힐링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부산이 ‘워커블 시티(walkable city)’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단절된 길을 잇고, 어린이와 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안전하고 쾌적하며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 예정이다. 도심 보행길과 테마거리, 마실길 조성에도 힘을 더하며 부산을 ‘사람 중심’의 걷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사람 중심의 보행문화 확산에 진력
부산의 보행혁신을 위한 중심 키워드는 ‘연속·안전·편리·매력·함께’이다. 키워드별 주요 내용은 △연속-사람 우선 보행연속성 제공 △안전-보행자 배려 및 보행안전성 제고 △편리-동네 마실가듯 편리한 길 조성 △매력-테마가 있는 매력적인 길 완성 △함께-보행문화 확산 및 건강도시 구현 등이다. 또한 생활 속 걷기 실천을 위해 매월 11일을 ‘워킹데이’로 정하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부산 대표 걷기 코스로는 부산 전역에 조성된 갈맷길이 있다. 갈맷길은 바다와 산, 강과 온천이 함께 있는 부산의 지역적 특성을 잘 담고 있는 산책길이다. 바닷가를 걷다 보면 어느덧 산속이고, 산을 벗어나면 강이 있고 걷기에 몸이 피곤해질 때쯤이면 온천이 반겨주는 부산의 다양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이 길은 부산의 각 지역 총 9개 코스 21개 구간, 총 길이 278.8㎞로 무려 91시간이 소요된다. 지난해에는 tvN 짠내투어 등 공중파 방송을 통해 갈맷길의 매력을 전국에 알렸다. 올해도 SNS 이벤트, 여행자 수첩 제작, 포토존 확충 등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부산/ 김지원 기자 busan@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