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마음에 희망을 불어넣는 김할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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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마음에 희망을 불어넣는 김할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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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5.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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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씨가 쓴 글귀

3천여점의 글귀와 작품, 시민들 시선 끌어

대전을 가로지르는 유등천은 5월을 맞아 녹음이 가득하다. 특히 유등천을 따라 조성된 수침교~태평교의 산책로는 다른 산책로와 차별화된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타일 벽화 사이로 글귀가 적힌 종이로 꾸며진 벽과 그 아래는 열을 맞춰 놓인 돌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을 만든 사람은 ‘김할배’로 불리는 김복동(85) 씨로 9년 동안 벽에 글귀를 붙였다고 한다. 1.7㎞의 거리에 약 3천여점의 글귀와 작품을 전시해 시민들은 이곳을 ‘김할배 갤러리’라고 부른다. 
작품을 보면 마구잡이로 붙여 놓은 것 같지만 열과 행을 갖추고 각 부분마다 주제가 있다. 또한 글귀를 자세히 읽다 보면 한 장, 한 장에 유머와 재치가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교훈을 주는 글들도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글귀 외에도 사진이나 다양한 기증품 등이 전시되어 있고, 그중 광복 시절부터 기록한 민주화 운동, 스포츠계의 명장면 등이 담긴 신문을 스크랩해 놓은 자료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선사한다. 

유등천에 전시된 스포츠계의 명장면 등을 담은 신문 스크랩 자료

다양한 감정과 공감을 느끼게 해

김복동 씨는 글귀만 붙이는 것이 아니라 산책로를 오가며 쓰레기도 줍고, 유등천 산책로 주위를 정비한다고 한다. 그는 “시에서 따로 지원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일을 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가장 보람되었을 때 대한 질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유등천에 와서 길을 걷던 여성이 다리 밑에 붙여놓은 글귀를 보며 마음을 돌이키고 그 후, 결혼했다며 나를 찾아왔을 때와 취업이 되지 않아 마음이 힘든 청년이 다리 밑 글귀를 보며 힘을 얻었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였다”고 전했다. 
김할배 갤러리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글을 읽는 여유를 느끼게 해주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재도약의 시간이 되기도 하며 다양한 감정과 공감하게 하는 곳이다. 김복동 씨는 “제 인생관이 ‘웃고살자’이다. 유등천에 오면 아무나 보고 인사하고 웃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앞으로 더욱 멋진 갤러리를 만들기 위해 본인의 힘이 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는 김할배의 행보가 기대된다.    
대전/ 이시온 기자 daejeo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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