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은 금융사기로부터 안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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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은 금융사기로부터 안전한가요?
핫이슈 요즘 고령층 대상 사기 범죄 급증 추세 관련 그 원인과 대책을 알아보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4.0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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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범죄 비율 중 가장 높은 것이 사기 범죄다. 최근에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 비율이 급증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연간 보이스피싱 피해액 7천억원 넘어

최근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A씨는 낯선 번호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문자 내용은 ‘엄마, 나 OO인데, 핸드폰이 고장 나서 이 번호로 연락하는 거야. 지금 현금 50만원을 이 계좌로 보내 줘야 해. 빨리 부탁해’라는 내용이었다. 딸 이름을 확인한 A씨는 의심할 여지없이 보내준 계좌로 입금했다. 얼마 후 딸을 직접 만나 문제가 잘 해결되었느냐고 묻자 그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부쩍 늘어난 신종 사기 범죄 가운데 전형적인 수법이다. 기자는 최근 점차 다양한 형태로 증가하고 있는 사기 행각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한국범죄학 연구소 염건령 소장을 만났다. 그는 “연간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7천억원이 넘고 작년 한 해에만 약 2228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인터넷 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특히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상황이 매우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의하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금융사기범죄 피해액은 2016년 255억원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에 1757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렇다면 유난히 고령층 대상 사기 범죄가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염건령 소장은 고령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이들이 사기 범죄의 표적으로 떠오른 것이므로 예방적 해결책은 무엇보다도 고령층의 특징을 파악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범죄학연구소 염건령 소장

고령층 대상 사기 범죄 증가의 세 가지 원인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고령층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기나긴 미래만큼 커져간다. 자연스럽게 재테크에 관한 고민이 많아지는 이들이 사기 범죄의 주요 표적이 되는데 그 종류는 보이스피싱을 비롯해 실버타운사기, 부동산사기, 귀농귀촌사기, 실버결혼사기, 보험사기, 다단계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염건령 소장은 고령층 대상 사기 범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교육과정의 ‘사회적응과목’ 부재를 꼽았다. 사회에 적응력을 높이는 금융교육이나 법률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인감도장 사용법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해 몸으로 체감하면서 배우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소매금융의 최소화다. 즉 은행 지점이 줄어들면서 고령층이 전자상거래로 내몰리는 상황이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의 천국을 만들어 주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사기범들이 시키는대로 하다가 당하고 마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자녀와 無 교류 상황의 만연이다. 그는 “자식들과 매일 통화하고 교류하는 어르신들은 쉽게 당하지 않는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분들은 대부분 자녀들의 상황을 정확히 모르니까 어느 날 갑자기 자녀에게 일이 생겼다며 돈을 보내라고 하면 덜컥 믿게 된다”며 자녀가 잦은 통화로 부모의 상황을 파악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기를 예방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전체 피해액 중 60대 이상 고령자 비율 추이

예방교육 강화 • 지역 커뮤니티 참여 등 대책 필요

고령층 인구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핀란드, 스웨덴 등의 국가는 이 같은 사기 범죄 비율이 낮다. 이들 국가는 커뮤니티 결집이 좋아서 노인들이 함께 어울려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반면 국내에는 실버들을 위한 커뮤니티가 있지만 아직 진입장벽이 높은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다단계 사기의 장으로 알려진 의료기기판매장, 건강식품판매장 등으로 향하게 된다. 염 소장은 “대개의 어르신들은 정(情)이 그리워서 그들이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들의 남는 시간을 다른 쪽으로 전환시켜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피해 예방 프로그램을 강화시키는 것은 물론, 학교기관이나 종교기관 등이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함과 동시에 공동작업장 같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실버 리더를 양성해 그룹 형태로 실버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염 소장은 사기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기본 원칙에 대해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와서 자녀의 이름을 언급하고 사고를 당했다고 하면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한다. 혹시라도 당했다면 즉시 112에 신고하고 평소 주민센터 전화번호를 저장해 두었다가 의문에 생길 때 전화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어르신들의 재산은 설사 작은 금액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단순한 금전이 아니라 피와 땀으로 모은 결과물이자 인생 자체이기 때문에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경각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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