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제주의 명소, 생각하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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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제주의 명소, 생각하는 정원
포커스 사색에 잠기게 하는 ‘생각하는 정원’에 가보니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3.1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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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정원’의 일부 모습

바야흐로 따뜻한 봄날을 맞아 제주도 자연의 미를 오롯이 간직한 ‘생각하는 정원’을 찾아가 보았다.

중국 장쩌민 前 주석이 극찬해 유명

형형색색의 정원수와 분재, 황금색 잉어가 노니는 맑은 연못, 기암괴석과 높다랗게 쌓아올린 돌담…. 나무 한 그루, 돌 하나마다 조화를 이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볼거리를 선물하는 이곳은 바로 제주의 ‘생각하는 정원’(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675)이다.
1만 2천평의 규모에 소정원 7개로 구성되어 제주의 자연과 미를 그대로 담은 ‘생각하는 정원’은 사실 50년 전 가시덤불로 뒤덮인 황무지였다. 지난 1963년부터 성범영(81) 원장이 개간을 시작하여 1992년에 개방된 이 정원은 이제 국제적 MICE 전용 공간일뿐만 아니라 세계 명사들이 제주를 방문할 때마다 필히 방문하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생각하는 정원’이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는 정원으로 부상한 데는 남다른 일화가 있다. 지난 1995년 당시 중국의 장쩌민 국가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아름다운 정원에 담긴 성 원장의 꿈과 열정에 매료된 것이다. 장 주석이 부하 직원들에게 “아무런 지원 없이 세계적인 정원을 조성한 농부의 개척정신을 배울 것”을 주문한 이후, 시진핑(당시 저장성 서기) 등 고위급 관료뿐 아니라 중국의 일반 관람객들의 발길이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성범영 원장(좌)과 아들(우)

인생과 철학이 담긴 분재 문화의 발견

지난주 기자가 정원을 둘러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분재들이었다. 이곳 분재들의 매력은 단지 아름답게 가꿔진 외모에 그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분재마다 만나볼 수 있는 성 원장의 인생이 담긴 설명글 때문이다. 그동안 정원을 손수 가꿔오며 얻은 장인의 깨달음과 생각들을 천천히 음미하며 분재를 감상하는 것 또한 ‘생각하는 정원’만의 묘미이다.
혹자는 나뭇가지를 인위적으로 다듬는 분재를 두고 잔혹한 문화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분재 속에는 철학이 담겼다고 성 원장은 말한다. 야생적인 기질을 타고난 나무를 다듬어 미적 감각을 자아내게 하는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동시에 나무에게 더 강한 생명력을 부여하는 뜻깊은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분재가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문화로 간주되는 현실을 방증하듯, 개방된 지 30년이 가까운 ‘생각하는 정원’이 국내 관광객 사이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날 만난 한 관광객은 “정원 곳곳에 비치된 안내문의 빽빽한 내용을 한눈에 전달할 수 있는 LED 전광판 등이 설치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제주의 숨겨진 비경이자 관광명소인 ‘생각하는 정원’. 향후 관광객의 편리성을 보완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는 또 다른 제주의 자랑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성 기자 jslee@igoodnews.or.kr  제주=장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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