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간호사는 누가 간호해 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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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간호사는 누가 간호해 주나요? 
[인터뷰]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간호사들의 업무를 돕는 ‘널스노트’ 앱 개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3.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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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숨은 영웅이라 불리는 간호사. 하지만 그들의 현실은 상상이상으로 열악하다. 과도한 업무량, 태움문화 등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업무환경에 놓인 간호사들을 위로하고 도와주려는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신규 간호사 이직률 40%에 육박

‘K 방역’의 주역, ‘코로나 전사’로 불리는 간호사. 그러나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간호사들의 현실적 문제는 그 화려한 타이틀 뒤에 묻힐 때가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치열한 현장에서 전신을 감싼 방호복 착용으로 8시간 이상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며 일했다는 간호사들의 눈물 섞인 하소연도 언론을 통해 전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간호사들의 열악한 업무환경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이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국내 신규 간호사 이직률은 40%에 달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숙련된 간호 인력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과도한 업무량과 체계적 교육 시스템의 부재로 이어져 제2의, 제3의 문제를 파생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간호사들의 업무 과중은 신규 간호사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을 불가능하게 하며 이는 의료사고와 ‘태움(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특히 태움으로 불리는 폭력적 문화는 간호사들의 극단적 선택까지 불러일으키는 등 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에 공감하며 간호사들의 업무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널스노트’가 등장했다. 이 앱은 간호사들의 업무 효율성을 위한 모바일 플랫폼이다. 널스노트 오성훈(28) 대표는 간호사 출신 창업자로 간호사들의 업무와 커뮤니케이션이 여전히 구전과 수기 등의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 속에 간호사의 업무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 널스노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1, 2: SNS로 연재했던 간호사 공감툰 ‘리딩널스’ 3. ‘널스노트’ 오성훈 대표
4. 보훈공단 광주보훈병원 업무협약 체결 5. 간호사 인식개선 캠페인

2019년 시작한 ‘널스노트’ 앱 현재 1만명 가입

“하루는 몸이 안 좋아 쓰러져가는 동료를 보며 ‘환자를 돌보느라 지친 간호사들은 누가 간호해 주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성훈 대표는 널스노트를 ‘간호사를 간호하는 앱’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앱 개발에 앞서 SNS를 통해 ‘리딩널스’라는 간호사 공감툰을 연재하기 시작해 3만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어려워하는 간호사들을 위로하는 것부터 시작한 것 같다. 간호사들이 업무를 조금이라도 더 잘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인력부족 문제나, 3교대 근무 같은 큰 틀은 바꿀 수 없지만 작은 움직임이 큰 움직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널스노트는 간호사들이 업무 관련 노하우를 공유하고 교육자료와 매뉴얼을 제공함은 물론 병동별 또는 부서별 커뮤니티를 형성해 소통을 돕는 이른바 스마트 간호수첩이다. 2019년 11월 출시된 이 앱은 출시 1주 만에 3천여명의 현직 간호사들이 가입했으며 현재는 1만여명의 간호사들이 가입했다. 또 보훈복지의료공단, 고려대구로병원 등에서 널스노트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소병원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간호사들의 업무환경, 구조적 개선 필요

널스노트의 가입자 수는 1만여명이지만 오 대표가 목표로 하는 팬덤층을 형성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그는 “현재 각 병원이 간호업무 시스템을 바꾸는 일 이외에도 중요한 업무가 워낙 많고 코로나 상황까지 겹치면서 널스노트 도입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것이 직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들려오는 간호사들의 감사가 담긴 후기는 널스노트 개발자들에게 보람을 안겨준다. 현직 간호사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 대표는 간호대 학생들의 취업과 창업 멘토링뿐 아니라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간호사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해 간호사들이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 발생 직후 오성훈 대표는 현장 간호사들과 함께 하기 위해 청도대남병원과 안동의료원에 다녀왔다. 그는 “코로나라는 새로운 감염병 확산 사태가 발생해 병원 전체가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코로나 확진자 치료 매뉴얼이 모든 간호사들에게 공유되었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고, 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보면서 개발한 앱의 콘텐츠를 보강할 필요성에 대해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널스노트는 간호사를 위한 플랫폼을 통해 커뮤니티 형성과 구인구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력이 부족한 병원과 간호사들 간의 수요를 맞춰주는 역할을 통해 병원 인력부족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사업 진행에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력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지금 멈추면 간호사들의 처우개선이 또 미뤄지기 때문이다. 부디 한 명이라도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오 대표의 말에서 진심으로 간호사를 위로하고 간호하고픈 그의 마음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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