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Avian Influenza] 백신으로 차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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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AI [Avian Influenza] 백신으로 차단할 수 있다
포커스 최근 4개월 연속 무차별 살처분에 농민피해 및 국민경제 심각 수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2.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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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 (맨 오른쪽)와 연구팀

지난해 10월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농가 가금의 무차별적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18년째 계속되는 AI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까? 이에 백신 도입과 농가 방역 시스템 구축을 촉구하고 있는 서상희 교수를 만나 보았다. 

AI로 3000만마리 가금 살처분 전망

최근 4개월째 창궐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이제는 국가적, 국민적 재난과 재앙이 되었다. AI로 인해 3000만 마리에 육박하는 가금이 살처분되며 농가의 피해는 계속되고, 달걀값 폭등에 따른 서민경제 위기, 동물복지 등 많은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다. 
지난 2월 19일 경기도 화성시의 산란계 농장, 산안농장은 닭 3만 7천여마리를 살처분하고 달걀 130여만개를 폐기했다. 산안농장은 지난 40년간 한 번도 AI가 발생한 적 없는 복지농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AI가 발생한 인근 가금류 농장에서 3㎞ 이내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예방적 살처분 대상이 된 것이다. 정부는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선제적 조치가 적절하다고 평가하는 반면 농민들과 수의학계는 살처분 중심의 방역이 아닌 백신 정책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주 기자는 인플루엔자 연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서상희(56) 교수를 만났다. 신종 플루 인체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던 서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약독화 생백신을 개발하여 현재 동남아 국가에 임상시험을 신청하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TV 캡처

백신 투여하여 피해 확산 막아야

2010년 고병원성 H5N1 AI백신을 개발했던 서상희 
교수는 “2003년부터 18년간 해왔던 살처분을 계속하기보다는 제한적으로 백신을 투여해 방역은 물론 2차 피해확산을 막아야 한다. 현재 발생한 고병원성 AI바이러스 H5N8에 대한 항원뱅크가 구축되어있기 때문에 2~3주 내로 100% 효능을 가진 백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상황이니 시범적으로 시행해 객관적 효능을 평가해서 효율적으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정부가 백신 도입을 거부하는 이유는 ▲백신 접종 시, 변종바이러스가 발생해 사람에게 감염될 우려가 있고 ▲AI 청정국 지위를 잃게 되면 국산 가금류 및 관련 제품의 수출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변종바이러스 출현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닭 한 마리의 살처분에 따른 매몰비 및 보상비(1만원)에 비해 백신접종 비용은 200원 수준으로 저렴한데다, 인근 농가에 AI가 발생해도 예방적 살처분 없이 생산·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 손익을 따져 봐도 백신 도입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중국과 베트남 등도 이미 백신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질병 방역을 위해 전체 사육 조류의 30%에 이르는 막대한 동물을 무차별 살처분하는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역대 고병원성 AI 발생 피해 규모와 재정소요액

방역 당국, 책임회피용으로 철새를 이용

한편 방역 당국은 AI를 옮기는 주범인 겨울 철새가 북상함에 따라 AI 확산세가 다소 꺾였다며 예방적 매몰처분 범위를 3㎞에서 1㎞로 완화했다. 그러나 서상희 교수는 철새는 저병원성 AI는 보유하고 있으나, 고병원성 AI를 창출하는 숙주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철새에게 발병원인을 덮어씌우면 아무도 책임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책임회피용으로 매년 철새를 이용하는 것이다. 수많은 공무원이 철새 변 채취에 나서는 바람에, 우리 연구팀원들이 철새 변을 구하러 철새도래지 나갔다가 매번 빈 손으로 돌아올 지경”이라며 환경부와 농림부에서 각각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며 철새검사에만 매달리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서 “겨울이 되면 가금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 생존율이 높아지니 가금에 잔존해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사실, ‘AI 발생의 원인이 누구냐’ 보다 농장피해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이겨낸 것처럼 예방백신으로 AI를 차단하고, 방역 역학 시스템을 구축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금류가 선진국과 달리 밀집·사육되고 있기 때문에 AI의 발생빈도가 후진국 수준이라며 대규모 질병을 막아낼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축산 시스템 및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대전=윤나영,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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