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하나로 60년을 이어온 기업, 그 비결은?
상태바
잉크 하나로 60년을 이어온 기업, 그 비결은?
[인터뷰] 필기구용 중성 잉크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2020년 명문장수기업에 선정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2.26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좌: (주)유엔아이 본사 전경 | 우: (주)유엔아이 민홍기 대표이사

매년 창업에 나서는 기업의 수는 100만개, 그 중 5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은 10개 중 3개에 불과하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명문장수기업 (주)유엔아이를 통해 장수기업의 비결을 알아보았다. 

(주)유엔아이가 개발한 필기구용 중성 잉크

세계 중성 잉크 시장 점유율 1위 차지 

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덮친 가운데도 작년 한해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경제성장률 1위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웠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이 수출 증가와 일자리 창출로 직결되어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기업의 존재는 국가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2017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는 해당 업종에서 45년 이상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및 사회공헌을 한 모범 기업을 대상으로 ‘명문장수기업’을 선별해 현재까지 19개 기업을 선정했다. 
2020년 5개의 명문장수기업 중 하나로 선정된 (주)유엔아이(대표 민홍기, 경기도 시흥시 엠티브이 26로 53)는 1958년에 설립되어 60년 이상 이어온 문구용 중성 잉크 기업이다. 지난주 기자가 당사를 방문했을 때 민홍기(65) 대표는 “작년에 법인 50주년 기념으로 직원들과 함께 중국 공장을 방문해 축하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로 모두 무산됐다. 그런데 이번 명문장수기업에 선정되는 것을 보면서 50주년 기념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유엔아이는 민 대표의 선친이 처음 회사를 설립할 당시 일본에서 섬유날염용 고급 안료를 수입·판매하는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섬유날염용 안료를 가공 생산해 수출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필기구용 중성 잉크 개발에 성공하여 세계 잉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2020 명문장수기업 확인서를 수여받고 있는 민홍기 대표(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잉크계 혁신 이뤄

선친의 사업에 민홍기 대표가 합류한 것은 1978년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입·판매만으로는 한계를 느껴 1994년 일본잉크화학공업(DIC)과 기술 제휴를 통해 섬유날염용 가공 안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3년 후 관련 산업의 침체가 시작됐고 민 대표는 섬유날염용 안료 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문구용 잉크를 개발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과감한 업종 전환을 선택한 셈이다. 물에 번지기 쉬운 수성 잉크와 낮은 온도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유성 잉크의 결점을 보완한 중성 잉크의 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수십만 번의 실험 끝에 필기용 잉크의 혁신이라 불리는 중성 잉크 개발에 성공했다. 민 대표는 어렵게 중성 잉크를 만들어 낸 만큼 그 이후 줄곧 R&D 부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지금도 직원 전체의 1/3을 연구원으로 두고 있다. 
학창시절 그는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메시지에 영향을 받았다. 실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니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고 해외시장은 너무 넓었다며 그 덕분에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한 수출에 집중해 IMF 금융위기에도 건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잉크 성분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서 색깔 변질 등의 이유로 클레임이 발생했을 때 볼펜값 전부를 보상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해외 기업과 돈독한 신뢰를 형성, 3대째 거래를 지속하는 기업도 있다. (주)유엔아이는 과감한 업종전환은 물론 제품의 기술력 강화를 위한 노력과 수출시장의 다변화, 신뢰관계까지 형성하며 ‘1000만불 수출 탑’을 수상, ‘글로벌 강소기업’ 선정에 이어 작년에는 2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는 쾌거를 이뤄냈다. 

“기업의 존폐는 사람을 잘 경영하는 데에 달려”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에 대해 민홍기 대표는 “기업은 물처럼 흘러야 한다”고 말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을 수밖에 없듯이, 흐르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긍정적인 사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수시로 찾아오는 갈래길에서 한 방향으로 결정을 했다면 그 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했을 때 제2, 제3의 길이 열린다고 조언했다.
(주)유앤아이는 잉크와 함께 태극삼(백삼과 홍삼의 중간 제품) 수출도 병행하고 있다. 향후 태극삼 분야는 B2C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군 준비 중이며 특히 안료 부문에서는 휴대폰·TV 등 전자제품에 활용되는 컬러필터용 잉크, 이미지센서 등으로 세계 1위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민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기업의 존폐 여부는 결국 사람을 얼마나 잘 경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것을 자꾸 많이 주는 게 비결’이라고도 표현하면서 모든 사업은 정직과 신뢰로 시작되며 제품 기술에 대한 핵심 역량을 CEO가 직원들에게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덧붙였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