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감상하는 한우? 청송 세골농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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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감상하는 한우? 청송 세골농장에 가다
Goodnews DAEGU 850 - 강소농(强小農) 시리즈- ②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2.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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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게 짚을 먹이고 있는 박동근 대표

건강한 한우 위해 남다른 노력과 열정 보여

신축년 소의 해를 맞아 올해 설 명절 백화점 선물 1위는 프리미엄 한우세트였다. 명품한우가 되려면 기본 투뿔(1++) 등급과 함께 부드럽고 고소한 맛, ‘무항생제 친환경 농장’ 등의 요소를 갖춰야 한다. 지난주 기자는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세골농장(청송군 주왕산면) 박동근(67)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한 한우를 키우기 위해 양질의 조사료(건초)를 선택했고, 4만평의 사료포(飼料圃)에서 직접 재배한 보리, 호밀, 옥수수와 12가지 혼합 발효사료를 비빔밥처럼 섞어서 소들에게 먹인다. 
이렇게 키운 소는 면역력이 강해서 항생제나 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건강한 양질의 소를 자체 생산해서 늘리는 일관사육에 중점을 둔다. 이런 성과를 거두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는 “한때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태어나는 송아지마다 죽었다. 영문을 몰라 영남대 한우 전문화 과정과 안동대 농민 사관학교를 다니면서 한우에 대해 공부했고, 죽은 송아지를 해부해 가면서 원인을 찾아냈다”며 한우 사육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표현했다. 

박 대표가 친환경 축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제공:홍상철 위원)

소를 위해 색소폰 연주, 재능기부 활동도

“어릴 적 너무 가난해서 아버지는 남의 집 ‘배냇소’를 길렀는데 주인이 중간에 소를 가져가버려 농사일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을 보면서 내 소를 키우는 것이 꿈이 되었다”는 박 대표의 소 이야기는 47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20대 초반 5두로 시작해서 평균 200두를 사육하기까지 매일 쓴 영농일지에는 소와 함께한 역사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이곳 농장은 질병의 원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자 축사와 농장 주변의 환경과 위생관리에 철저하다. 
2008년에는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고, 2017년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목장’으로 지정됐다. 아울러 박 대표의 소사랑은 다른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색소폰이다. 평소 ‘청춘색소폰’ 동아리를 결성해 시설에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며 농장의 소들에게도 색소폰을 자주 불어준다고 한다. 박 대표는 “내가 색소폰을 연주할 때 앉아 있던 소들이 일어서서 연주를 경청한다”며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김영옥 기자 daegu@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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