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재난현장, 로봇이 해결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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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재난현장, 로봇이 해결할게요~
포커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 선보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2.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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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 조정산 박사

대형 재난현장이나 사고 발생 시 소방관들이 인명 구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구조작업을 신속히 수행할 수 있는 재난대응 로봇기계가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재난·사고현장에서 활약 가능한 로봇에 주목

#무너진 건물 더미 사이로 사람 팔의 형상을 한 양팔 달린 로봇이 들어와 각종 잔해물이나 무거운 장애물을 들어 올린다. 게다가 매몰되거나 갇혀 있는 사람들을 빠른 시간 내 구조한다. 
위 상황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지만 더 이상 영화 속이나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양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의 연구진이 로봇과 건설기계 기술을 융합해 재난현장에서 소방관의 안전을 도모하고 복잡한 구조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를 개발했다. 
지난주 기자는 이 로봇기계 개발을 주도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 조정산(45) 유압로봇팀장을 만났다. 조 박사는 먼저 기자에게 로봇을 연구하면서 가장 고민하는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대학생 때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으로 인해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8명이 해고를 당하게 되었다. 그 일을 겪으면서 단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싶었다”며 “우리 실험실의 연구주제는 사람이 할 수 없는 일,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 마지막으로 사람이 하면 안 되는 일을 하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운전자가 웨어러블 장치로 로봇팔을 조종하고 있다

양팔로 무거운 장애물 들거나 철근 절단도 가능

특히 건물이 붕괴되거나 큰 사고가 난 재난현장에서는 소방관이 인명 구조를 하려다 오히려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늘 위험이 뒤따른다. 그래서 조정산 박사는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서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로봇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재난현장의 초동대응을 위해 소방서에서 굴삭기를 투입하고 있지만 조작이 어렵고 비숙련자인 소방관이 굴삭기로 잔해물을 부수거나 옮기는 등의 여러 작업을 빠르게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비숙련자도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내 팔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며 조종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에게 테스트 영상을 하나 보여주었다. 로봇기계의 두 팔이 드럼통을 옮기거나 왼팔과 오른팔을 각각 사용해 병을 들어 컵에 물을 따르는 등의 동작을 구현하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얼핏 보면 굴삭기처럼 보이지만 사람의 양팔 역할을 하는 6m 길이의 작업기 한 쌍이 달린 형태로 구성되었다. 로봇 양팔에는 전기 모터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 유압 시스템 기술을 적용해 건설기계와 산업용 로봇의 장점을 융합했다. 또한 사람 팔과 근접한 형태의 로봇 관절 움직임을 구현해 유연성을 높이고 기존 굴삭기보다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작업의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이 기계를 활용하면 두 개의 로봇팔로 200㎏에 달하는 장애물을 들어 옮길 수 있고 22㎜ 두께의 철근을 절단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손쉽게 수행할 수 있다.

향후 실전 배치 등 활용 범위 넓혀 나갈 계획

한편 화재‧홍수·지진 등 각종 대형 재난이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사람을 대신해 줄 로봇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휴보’는 2015년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최의 세계 재난로봇경진대회인 ‘다르파 로봇 챌린지(DRC)’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 사고 발생 시 이를 수습하고 대응할 수 있는 로봇 ‘암스트롱’을 개발했다. 이렇게 재난대응 로봇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조정산 박사 연구팀의 로봇팔 기계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현재 로봇의 기술 개발에 더해 25개의 재난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까지 마친 상태다. 하지만 아직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조정산 박사는 “실제 소방관이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사용자의 입장은 어떤지 현장에서 테스트하면서 개선할 부분을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재난대응 로봇기계는 재난현장뿐만 아니라 조선소, 건설현장 등에서 폭넓게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이동성을 높이고 정교한 움직임을 더욱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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