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노래부르기 열풍 국내 1호 보컬트레이너가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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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래부르기 열풍 국내 1호 보컬트레이너가 답하다
포커스 당대 최고 가수들에게 노래를 가르친 보컬트레이너 김명기 씨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1.01.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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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근처 보컬아카데미에서 만난 김명기 원장

최근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노래를 배우려는 수강생이 급증하며 관련 학원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가운데 수강생들에게 기본기를 바탕으로 개성있는 목소리를 찾아주고 있는 보컬트레이너 김명기 씨를 통해 그 실상을 알아보았다.

오디션 프로그램 급증으로 보컬 학원 특수 누려

2020년 대한민국은 그 어느 해보다도 트로트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미스트롯(TV조선)을 시발점으로 종편과 지상파에 편성된 각종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여전히 고공 행진중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는 곧바로 보컬 트레이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일반인도 그 흐름에 합류하며 보컬학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달갑지만은 않다. 국내 제1호 보컬트레이너 김명기(53) 씨는 “노래는 개인적인 ‘감각’에 의해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사람뿐 아니라 개인적 노하우를 가진 사람도 트레이너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노래를 할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몸 속 기관을 사용하므로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조언했다. 
락 그룹 활(Hwal) 밴드의 리드 보컬이었던 김명기 씨는 발성법이 성악과 판소리에만 적용되었던 1990년대 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대중가요의 보컬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국내 최고 보컬리스트인 옥주현, 휘성, 이수(MC THE MAX), 이혁(노라조) 등을 가르쳤던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본기이다. 그는 “1990년대 후반 국내 음악전문잡지 ‘HOT MUSIC(핫뮤직)’에 2년간 ‘보컬길들이기’를 연재하며 흉성, 비성, 두성 등의 용어를 정립하고 8년동안 연 2회씩 공개강좌를 했다. 홍대클럽에서 가수로 선보이기 위해 3년간 끊임없이 연습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3개월 만에 앨범을 낸다. 음악에 대한 자세와 개념이 변질되고 있어 심각성이 느껴졌다. 제대로 된 교습을 하기 위해 2018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좌)제자 이혁과 함께 (우)1999년 결성한 ‘활’밴드의 리드 보컬 김명기

신예 가수들, 개성있는 목소리 갖추는 것이 중요

한편, 민족의 한과 슬픔이 담겨 있는 트로트가 고루하고 촌스러운 음악으로 치부되었다가 새롭게 조명되는 이면에는 또 다른 아픔이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중심으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신예 가수들이 환호와 탄성 속에 방송가를 휩쓰는 동안 기성가수들은 설자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오랜 기간 히트곡을 만들며 단계적으로 인지도를 쌓아가던 중견가수를 찾는 방송은 사라진 지 오래고, 코로나로 인해 콘서트와 지자체 행사마저 중단되어 가요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명기 씨는 “트로트 열풍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가수들은 잦은 방송 출연으로 인해 지나치게 이미지가 소모되고 있다. 대중은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쉽게 외면할 수 있다”며 “인기와 방송을 위해 트로트로 전향을 했을지라도, 이제라도 트로트의 개념과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경연대회 수상이나, 방송 출연에 연연하지 않고 먼저 남진, 나훈아, 이미자, 패티김 등 대선배들을 모델로 삼고 자신만의 목소리와 개성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20년 10월 방송에서 초고음 라이브 무대를 펼쳤다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끊임없이 정진해야

보컬트레이닝이 개인교습 수준을 넘어 전문 교육센터를 통해 진행된 것은 2000년대 초입이었다. 이후 트레이닝을 거친 가수들은 탄탄한 실력으로 무대에 섰고 노래방 문화의 확산과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일반인들도 가수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홍대 근처에서 9년째 보컬을 가르치는 김명기 씨는 “수강생의 60~70%가 일반 직장인이다. 가수가 되기 위해 노래를 배우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자유로운 대인관계, 자신감과 활력 증진을 위해 취미로 배우는 사람이 많다. 전라도에서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와 1박 2일 동안 노래를 배우는 50대의 병원장이 있다.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밴드를 하고 싶었던 어릴 적 꿈을 이루고자 노래를 배우는 것이다. 큰 기업에서는 사내가요제를 열고 여행상품권과 대형 가전제품들도 받는다더라”며 웃었다.
 가수의 꿈을 키우던 10대에 그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말썽쟁이였다. 20대엔 열악한 환경에서 악을 쓰며 노래하다 늑막염과 폐결핵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여러 경험을 토대로 모든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했던 김명기 씨는 맞닥뜨린 형편과 환경에서 버티다보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스무살에 나를 찾아왔던 이혁은 연습실에서 생활하며 밤낮없이 연습했다. 그를 보며 다시 한 번 ‘뭔가를 하고 싶다면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평범하지 않고 ‘특이하다’는 것은 그만큼 남들보다 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다”라며 “젊은이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부분 성공을 목전에 두고 포기하기 때문이다. 계획을 갖고 전진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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