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바다 비춰온 부산 등대의 변천사
상태바
어두운 밤바다 비춰온 부산 등대의 변천사
Goodnews BUSAN 843 - 겨울, 부산바다 시리즈 - ②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12.25 2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장 많은 등대를 보유한 ‘등대의 도시’

올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움이 사회 곳곳에 드리워졌다. 그래서인지 작은 빛 한줄기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한해였다. 자신의 위치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과 서로를 향한 배려의 모습에서 2020년은 어두운 밤바다를 비추는 부산의 등대와 유사하다. 부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등대를 보유한 ‘등대의 도시’이다. 부산에 있는 유·무인 등대는 총 88개로, 그 역사는 18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은 신항 개항으로 외국 선박의 왕래가 잦아졌지만 부산 바다에는 항로를 표시하는 표지가 없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등대의 건설을 요구했고 1905년 남구 감만 부두에 부산 최초의 등대인 ‘제뢰 등대(현 부산항 북방파제 등대)’가 세워졌다. 이듬해인 1906년에는 영도 태종대에 ‘목도 등대(현 영도 등대)’가 건립되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매년 새해 첫날 해맞이를 위해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영도등대를 개방해왔다. 올해는 아쉽게도 신년 해맞이 행사를 못하지만, 새해 첫 일출을 촬영해 페이스북과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영도 등대 전경 (출처:부산광역시)

항해 길잡이에서 이제 도시 상징물 역할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등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1900년 초 등장한 영도 등대(1906년)와 가덕도 등대(1909), 오륙도 등대(1937)는 처음엔 모두 외세 선박의 표지 및 군사시설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00년대 중후반부터 등대는 관광지로 변하기 시작한다. 영도 등대는 1969년에 관광지 지정으로 민간에 개방되면서, 주변에 조형물이 세워지고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형태로 조성되었다.
 2009년에는 가덕도 등대에 100주년 기념관, 전시관 및 체험관이 설립되었다. 오륙도 등대 또한 1998년에 국내 최초로 시민이 설계한 디자인으로 재보수되어 전시실과 전망대를 갖추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 등대는 본격적으로 하나의 예술 건축물이자 부산의 상징물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2005년 APEC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연꽃 등대,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및 4강 신화를 기념하는 월드컵 등대, 출산장려를 기원하는 젖병등대 등이 부산 대표 상징물로서, 오늘도 어두운 밤 속에서 밝은 빛을 내고 있다.  
부산/ 박소영 기자 busan@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