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이주민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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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이주민의 실상
핫이슈 의료비 부담 등 어려움 겪는 이주민에게 실질적 지원책 마련돼야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12.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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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의료지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가 큰 위기를 맞은 가운데 우리 사회의 공동체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 이주민 및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주민,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 의료공백 심각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중 사각지대에 놓여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코로나19와 이주민 인권상황 모니터링’에 따르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민들이 코로나19 이후 소득 감소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가장 힘들다고 답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불편, 의료기관 이용의 어려움 등도 힘든 점으로 조사됐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방역정보를 잘 모르거나 공적마스크판매 초기에는 건강보험과 외국인등록증을 모두 갖추지 않으면 구입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는 등 감염병 정책에서 소외된 외국인 이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등록 외국인 또는 체류기간 미달 등으로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외국인은 진료를 받으려 해도 치료비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은 주로 빈곤층, 노숙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진료소를 이용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감염병 확산 통제 등의 이유로 무료 진료소가 문을 닫게 되면서 의료공백에 처한 실정이다.

한국다문화연대
김재윤 이사장

한국다문화연대, 소외된 이주민에 의료지원 활동 전개

이러한 가운데 다문화가정, 외국인 근로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사장 권오규)은 ‘온드림 희망진료센터’를 2012년에 개소해 지난 8년간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다문화가정, 외국인 근로자, 난민 등 7만여명에게 의료서비스를 지원해 왔다. 
이곳은 의료비 혜택을 받지 못했던 소외계층에게 의료비를 지원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건강 및 보건 교육, 자립생활 지원 등 이주민의 한국생활 정착도 지원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질환 관련 감염병 조기 예방을 위해 폐렴구균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다른 단체인 ‘한국다문화연대’는 형편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의료지원 활동을 펼치기 위해 2008년 설립되었다. 지난주 기자는 국립중앙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인 한국다문화연대 김재윤(60) 이사장을 만났다. 김 이사장은 “한국다문화연대에 소속된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은 다문화가정을 위한 의료봉사에 초점을 두고 활동해왔다. 이주노동자의 경우 육체노동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고 이외에도 피부나 호흡기 관련 질환 등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많아 진료상담을 해주거나 관련 기관에 연결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다문화연대는 지금까지 안산, 강화도 등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봉사를 펼쳤고 최근엔 태국에서 온 이주민이 건선을 앓고 있었는데 병이 더 악화되자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국립중앙의료원이 거점병원이 되면서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 이주민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못했다. 코로나19 탓에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병이 있어도 치료비가 없어 참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이주민들이 많은데 앞으로는 의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지친 외국인들이 텃밭을 가꾸며
정서적 안정감을찾고 있다

신체질환 외 우울감 등 정신건강 지원책도 필요

신체질환의 문제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부활동 중단과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한 우울, 불안, 초조 등 정신건강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자가격리 문제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해 한국에서 타국살이를 하는 이주노동자나 유학생들은 우울감이나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정부 및 지자체, 민간단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정서적, 심리적 문제에 대한 치료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텃밭 가꾸기로 활력을 되찾아 주목을 받은 프로그램이 있어 주목을 받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송도 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행복텃밭 가꾸기 사업’을 기획해 도심 속에서 채소를 재배하며 이웃과의 교류를 늘리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외국인 주민을 대상으로 원예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반려식물로부터 오는 정서적 안정감을 통해 우울감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어려운 재난 상황일수록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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