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문제’는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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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문제’는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과제
핫이슈 우리나라 쓰레기 문제의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11.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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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

최근 환경문제 중 가장 큰 요소로 떠오르는 쓰레기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언택트 트렌드의 확산은 쓰레기 대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46) 소장을 만나 쓰레기 문제의 실상과 나아갈 방향을 들어보았다. 

중국의 쓰레기 수입 중단, 전 세계 대혼란 파장

2017년 말부터 중국은 쓰레기 수입 중단을 단계적으로 실시했다. 이로써 EU, 미국, 일본, 호주, 한국 등 선진국에 쓰레기가 쌓여가는 이른바 ‘중국발 쓰레기 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얼마 전 프랑스에서는 쓰레기 불법투기를 막던 한 시장이 불법투기를 일삼는 조직폭력배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국내 쓰레기 문제에 대해 크게 쓰레기 처리시설의 부족과 잘못된 분리배출 두 가지로 설명했다. 쓰레기 발생량이 증가하는 흐름에 맞춰 쓰레기 처리시설의 확충도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소각 또는 재활용으로 처리하는데 소각은 처리시설이 부족하고 재활용은 분리배출 상태가 좋지 않다. 
이에 홍 소장은 앞으로 닥쳐올 쓰레기 대란을 대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국민들의 의식개선 및 행동방향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 1년 간 서울환경운동연합 유튜브 채널에 쓰레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낸 ‘도와줘요 쓰레기 박사’라는 영상을 게시하여 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유튜브 영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플라스틱부터 음식물까지 쓰레기의 모든 것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내어놓은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를 출간했다. 

(상) 포장없이 알맹이만 파는 알맹상점(지난 6월 오픈)
(하) 출처/ 서울환경연합 유튜브 캡처

쓰레기 대란 문제, 소각시설·매립지 확충이 정답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서 생활쓰레기의 재활용률은 62%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가정에서 분리배출 되어 나오는 양을 의미하며, 실질적인 재활용률은 30~40% 수준이다. 특히 플라스틱의 실제 재활용률만 보면 25% 정도에 불과하다. 홍수열 소장은 “25년 전 처음 분리배출을 시작할 당시에는 무조건 분리배출을 많이 하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홍보가 되어 왔다.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많이 넣는 것을 죄악시 여기는 분위기다 보니 무분별하게 분리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많아졌다. 상황이 그렇게 가다 보니 분리배출 된 쓰레기 중 반 정도만 재활용 되고 나머지는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이다. 따라서 62%의 재활용률 수치는 분리배출을 통해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눈속임일 뿐 실제 많은 쓰레기는 소각·매립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홍 소장은 강조한다. 실제 많은 쓰레기가 소각·매립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소각시설과 매립지 확충이 긴급하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쓰레기 대란을 앞둔 상황에서 ‘쓰레기를 줄여라, 재활용을 잘 해라’ 하는 것은 사고가 나서 당장 수술해야 하는 환자에게 보약을 먹고 면역력을 키워서 체질 개선을 하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형국”이라며 현실을 지적했다. 

인천시 쓰레기 독립 선언 이후 서울·경기는 긴장

이 시점에서 최근 발표된 인천의 쓰레기 독립 선언(10.15)은 큰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매립종료를 선언하여 5년 후면 서울과 경기지역에 쓰레기 대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홍 소장은 “인천시의 이번 선언은 매립종료 시점 등 여러 측면에서 많은 논란이 야기된다. 소각장이든 SRF(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발전소든 어떤 주민들도 이를 반기지 않지만 쓰레기 문제는 결국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민들의 의견 반영을 제도화한 쓰레기 처리시설 1단계 인프라를 잘 조성해 놓았다. 그 덕에 30년 동안 쓰레기 문제를 잘 해결해 왔다. 홍 소장은 “그러나 그 시설들이 이제 한계에 봉착해 과거 쓰레기 처리시설을 둘러싸고 겪었던 그 민원을 다시 한번 겪으며 2단계 시설을 확충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한편 쓰레기로 인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시민단체와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포장지 없는 ‘알맹상점’의 등장이나 불필요한 플라스틱을 기업에게 반납하는 시민단체의 캠페인도 확산되고 있다. 홍수열 소장은 “쓰레기 문제는 생산과 소비 전 영역에서 발생되는 문제이므로 어느 한 곳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풀리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들의 노력과 커뮤니티, 시민단체 등이 결합된 상생모델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또한 쓰레기를 처리하고 쓰레기를 줄이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해야 할 시점이라며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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