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년 금단의 땅, 국가공원으로 변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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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년 금단의 땅, 국가공원으로 변모하다
포커스 국내 최초의 국가공원 ‘용산공원’에 가보니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11.2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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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장교숙소(좌) 용산공원 개방 행사(가운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우)

오랜 세월 동안 외국군 주둔지로 활용되어 접근이 어려웠던 용산 주한미군부지가 116년 만에 ‘용산공원’으로 변모,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있어 화제다.

외국군 주둔지로서 오랜 역사를 간직

용산은 지리적으로 서울 도심에 위치해 있지만, 특별한 이유로 심리적으로는 변방과 외인 지대로 여겨지곤 했다. 이는 1945년 해방 이후 美 제7사단이 일본군 기지를 접수해 무려 300만평이 넘는 부지가 미군 및 연합군 기지로 쓰이게 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왔기 때문이다.
사실 미군기지 이전에도 용산은 오랜 외국군 주둔지로서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평지가 많은 데다 한강과 연결되어 예부터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였던 용산은 군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지역이었다. 때문에 이곳은 임진왜란 발발 당시에는 왜군의 보급기지로, 고려 말에는 몽고군의 병참기지로 사용되며 외국군의 단골 주둔지로 자리 잡게 됐다.
하지만 2003년 한미 정상 간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을 합의한 후, 정부는 용산부지의 중요성과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2005년에 ‘국가공원화’ 계획을 발표했고, 2007년에는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을 제정했다. 이후 2016년부터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이 진행됨에 따라 부지 반환 절차와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지며 정부는 국내 최고의 국가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공원 조성 앞두고 국민 의견 적극 수렴

최근 용산공원은 미군 장교숙소를 부분적으로 개방해 매주 5일간 역사문화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주 기자가 용산공원을 방문했을 때에는 이미 10명 남짓의 시민들이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공원을 관람하고 있었다. 공원 곳곳에 전시된 사진과 전문적인 해설을 통해 관람객들은 용산기지의 역사를 배웠을 뿐만 아니라, 숙소를 둘러보고 장교 행사복을 착용하는 등의 체험을 하며 미군 장교의 삶을 엿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해설 프로그램의 마지막 순서인 전시공간에서는 용산공원의 향후 조성 계획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여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원과 달리, 용산공원은 정부가 직접 조성하고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국가공원이라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국민 모두를 위한 공원인 만큼, 사업기획단은 공원 조성과 활용 방안을 두고 시민과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용산공원의 이름을 부탁해’, ‘이 공간, 어떻게 활용할까요?’ 등의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용산공원을 찾은 김연웅(28) 씨는 “부지 활용 방안 공모전에 관심이 있어 직접 공원을 방문했다. 앞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공원을 조성, 국민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js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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