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씩 문 닫는 마스크 공장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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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씩 문 닫는 마스크 공장 그 이유는
줌인 코로나19 속 부족 대란에서 공급 과잉으로 바뀐 마스크 시장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11.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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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씨앤씨코리아 황정빈 대표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품귀 현상이 일어났던 마스크가 이제는 공급 과잉으로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마스크 생산을 위해 뛰어들었던 제조업체는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우후죽순 생겨난 마스크 공장, 이제 폐업 위기

코로나19 확산 초기,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전국적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었다. 마스크 구입을 위해 마트와 약국에서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홈쇼핑이나 온라인에서는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마스크 가격이 개당 최대 10배까지 치솟아 정부는 마스크 5부제까지 시행하며 공적마스크를 공급했다. 이에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해 코로나 특수를 보기 위한 마스크 생산·제조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마스크 생산은 비교적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업체가 마스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지금 마스크 품귀 현상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급증한 마스크 공장으로 인해 공급이 과잉되었고 가격하락은 물론 판매 부진까지 겹쳐 재고가 쌓이는 등 폐업 위기에 몰린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전국 마스크 제조업체는 지난 1월 137곳에서 11월 784곳으로 5.7배 증가했다. 식약처 미인증 제조업체까지 포함하면 1000곳이 넘는다. 또한 마스크 생산량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월 초에는 한 주당 약 6500만개였는데 11월 둘째 주 기준 총생산량은 1억6394만개로 늘어났다. 여기에 값싼 중국산 마스크까지 들어오면서 공급 과잉은 더 심해져 소규모 제조업체는 판로를 찾지 못하거나 원가도 회수하지 못해 결국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공장 내 마스크 재고가 가득 쌓여 있다

깨끗한 환경에서 생산에 주력, 그러나 재고만 쌓여

지난주 기자는 파주에 위치한 키퍼비말차단마스크 생산업체 (주)씨앤씨코리아를 찾았다. 이곳은 올해 4월부터 덴탈마스크 생산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생산기계의 가동을 멈춘 상태로 공장 창고 한쪽에는 마스크 재고가 쌓여 있었다. 
황정빈(35) 대표는 “원래 무역업에 종사하다가 코로나19로 마스크 유통이 어려워지면서 부족한 덴탈마스크를 공급하기 위해 마스크 생산을 시작했다”며 “중국을 오가며 마스크 생산 환경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체감했기 때문에 공장을 지을 때부터 오염원을 차단할 수 있는 클린룸을 설치해 깨끗한 환경에서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도록 투자했다”고 말했다. 4~5월에는 주문량이 너무 많아 생산하는 대로 약국에 전량 공급했지만 공적마스크 제도가 폐지된 이후로 판매가 감소하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주문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루 20~30만장의 마스크를 만들던 공장에는 현재 재고가 쌓여 더 이상 생산을 하지 않을뿐더러 120명의 생산직 직원들은 다 나가고 관리직 직원만 남아있는 상태다. 
황 대표는 “쌓인 재고를 조금이라도 덜어내고자 10월부터 온라인 직영몰을 운영하고 있다. 마스크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만 홍보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식약처 인허가를 받은 공장 외에도 패션 마스크 등 공산품을 생산하는 업체도 포화상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아마 내년 2월 안에 마스크 공장의 80% 정도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중 우리 공장이 포함될 수도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수출 허용된 국산 마스크, 해외 수출 지원 등 필요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자 원활한 공급을 위해 국내 마스크 수출을 제한했다. 그러다가 마스크 공급이 증가하자 수출을 단계적으로 풀어 오다 지난 10월 23일부터는 전면 허용한 상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코로나19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강조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수출 규제 빗장이 풀린 가운데 마스크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국산 마스크가 우수한 품질일지라도 이미 세계시장을 선점한 중국산 저가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낮기 때문에 수출 판로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황정빈 대표는 “국내 시장은 너무 치열하고 수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대표가 개별적으로 국산 마스크의 경쟁력을 세계시장에 홍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마스크와의 해외 판로 경쟁 및 국내 재고소진 경쟁에 시달리는 마스크 업체들을 위해 재고 부담 완화와 해외 진출 독려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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