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동북아 평화와 공동 번영’ 위해 함께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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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동북아 평화와 공동 번영’ 위해 함께 나가자
기획 지난 17일, 냉랭한 한일관계 속 오랜만에 진솔한 대화의 장 열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10.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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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한일관계는 난항을 겪고 있다. 10월 17일,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한일 양국 석학들이 온라인으로 상생을 위한 대화를 나눠 관심을 모았다.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 급상승, 원인은 수출규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과 일본은 이미 한배를 타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제8회 한일미래대화’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2013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포럼은 한일 양국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 번영을 위한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역시 교수·기업가·군인·언론인 등 다양한 분야의 양국 지식인 17명이 참여해 한일관계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동아시아연구원 손열(59) 원장은 개회사에서 “작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생긴 외교 다툼이 이제는 민간 수준의 감정악화로 번지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국민 여론을 정확히 파악해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 오구라 가츠오(小倉和夫) 전 주한일본대사는 “미중 패권경쟁으로 국제질서가 흔들리고 한일관계가 악화된 시점에 이렇게 대화를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일미래대화는 지난 9월 한국과 일본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일 상호인식조사’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한일 양국의 과제 ▲향후 한일관계 전망 등을 논하는 자리였다. 이날 가장 이목을 끈 것은 한국의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가 전년대비 22% 급증하고, 호감도는 20% 급감했다는 조사결과였다. 이에 대해 손열 원장은 “20~30대의 비호감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일본정부가 수출규제를 통해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를 건드린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권용석(49) 히토츠바시대학 교수는 “한국 젊은이들은 이제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인식하는 한편, 일본은 후퇴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을 내려다보는 듯한 일본의 시선이 불편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올해 한일미래대화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韓日, 과거사 집착 말고 협상의 허들 낮춰야

한일관계 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됐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학 명예교수는 “미중 대립이 한일관계를 가깝게 할 것으로 본다. 지난 9월 23일 한일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양국은 전략적인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한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아베 전 총리와 스가 총리는 전혀 다른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치면 미중 경쟁 등 국제체제의 변화를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박철희(59) 서울대 교수는 “양국 모두 과거사에 잡혀 있는 것이 문제다. 양국의 역사가 한일관계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서로의 이익을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국 모두 협상의 허들을 조금씩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반도 비핵화 등 ‘동북아 평화’는 양국 이견 없어 

이외에도 포럼에 참석한 각계각층 패널들에게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 고다 요지(香田洋二) 전 해상자위대 자위함대사령관은 “한국과 일본이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기술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전투기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한일도 함께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된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에 대해서 오쿠조노 히데키(奥薗秀樹) 시즈오카현립대학 준교수는 “쿼드는 중국을 적대하는 것이 아닌 중국의 폭주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평가했다.
이날 나온 의견을 종합해보면 미중 갈등, 북핵 문제 등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이슈에 대해서만큼은 한일 양국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 단,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 차이가 컸다. 포럼 말미에 한일 양국 지식인들은 올해 연말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또 한중일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내년에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다시 양국관계를 회복하자는 타임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끝으로 서로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하루빨리 양국 정부가 만족할 대안을 찾자는 데 뜻을 같이하며 포럼은 마무리됐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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