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이 석유화학 원료로 재생산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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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이 석유화학 원료로 재생산되다
핫이슈 소형화, 친환경으로 재생에너지의 새 지평 열어가는 플라스틱 유화(油化)기술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9.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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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인에너지(가운데 이인 대표, 오른쪽 첫번째 오승훈 이사)에서 개발한 국내 최초 이동형 열분해 유화기기 TMR-4kC

코로나19로 인한 생활패턴의 변화로 플라스틱 폐기물도 급증했다. 그러나 유가하락과 재활용 쓰레기의 수출길이 막히며 ‘쓰레기 대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친환경 폐기물 처리방법인 열분해 유화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고작 34% 수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인 실업난과 경제 위기가 지속되며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생활패턴도 크게 변화하며 언택트 소비가 증가해 음식 배달과 온라인 주문이 급증했다. 이와 함께 늘어난 수도권 배출 쓰레기는 하루 3만여 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해 폐플라스틱 배출량이 전년 대비 60%를 넘어섰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유럽 쪽 폐플라스틱 수출길이 막히고 유가하락으로 폐플라스틱 재생원료 가격이 경쟁력을 잃어 버리자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거물량이 그대로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폐플라스틱 수거업체의 도산 위험과 2018년 중국의 재활용 폐기물 수입 중단으로 촉발됐던 쓰레기 수거 대란이 재연될 우려가 커지며 정부가 공공비축에 나서 한고비 넘겼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34%에 그친다.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을 모두 수거해 오더라도 플라스틱이 이물질로 오염되거나 여러 가지 플라스틱이 섞인 제품이라면 선별작업을 거쳐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일부 재활용이 가능한 생활폐기물과 폐고무, 폐타이어는 잘게 분쇄해서 SRF(고형폐기물연료)를 만들어 발전소에서 전기나 열 등 에너지원으로 재활용되고 있지만 한편 대기오염과 유해물질 배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회용품의 무분별한 생산과 소비로 인해 전국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최초 이동형 열분해 유화기기 개발

이런 가운데 최근 석유화학으로 생산되는 플라스틱과 비닐제조기술을 역(逆)으로 구현한 열분해 유화기술을 통해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가열해 석유화학 원료를 얻는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열분해로 얻어진 기름이 공장 보일러, 시설농가, 난방유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초로 차량과 선박으로 이동이 가능하며 30평(100m²) 정도의 공간이면 어디든 설치 가능한 유화기기(TMR-4kC)를 개발한 ‘에코인에너지(대표 이인)’가 주목받고 있다.  
에코인에너지의 오승훈(43) 이사는 “소형화와 더불어 친환경적 처리방법을 완성함으로써 담배나 금속 등 이물질로 오염된 플라스틱을 가열할 때 발생하는 유해물질의 배출방지 기술을 개발하는 쾌거를 거뒀다.  더욱이 폐비닐 등의 단일 성상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실제 폐플라스틱 발생 현장에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혼합 성상의 모든 폐플라스틱을 1회(약 6시간)당 1톤, 하루 5톤까지 처리할 수 있다”고 말하며 오는 10월에 상용화가 되면 전국의 폐기물 선별업체와 ‘쓰레기 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자체의 수요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한 국내외 바다를 더럽히고 있는 해양 폐플라스틱 처리를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춘 만큼 내년부터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폐플라스틱 배출·수거 체계 단순화 등 개선책 필요

폐플라스틱 유화기술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서 무기의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처음 개발되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전국에 10여개의 공장이 가동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 유화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을 집중하는 이유는 수거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 분리 배출되는 재활용품의 80%가 재활용되고 있다. 일본은 이물질로 오염된 병이나 캔을 찾기가 쉽지 않고 가정에서 배출되는 시점부터 병의 라벨이 모두 제거돼 있으며 플라스틱은 뚜껑과 비닐까지 모두 분리되어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재활용되는 폐페트병 24만 톤 가운데 고품질로 재생되는 양이 대략 10%에 불과해 일본, 대만 등에서 연간 2만 2천톤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며 에너지원이라는 시민들의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은 자원이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도록 배출·수거 체계를 단순화하고 공공 재활용품 선별시설 확충을 통해 재생에너지, 재생물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부언한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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